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10만전자'가 돌아오기 위해선





삼성전자가 연일 신저가로 추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8조 2000억여 원. 10만 원 선을 넘보던 삼성전자가 6만 원 선으로 떨어질 때까지도 ‘외사랑 일편단심’을 이어가는 중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는 77조 원과 14조 1000억 원.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매출 70조 원을 돌파한 후 3분기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12일 종가 기준 6만 7000원. 4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기록했다. 주가가 실적과 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대비 주가 하락 폭은 -16.56%에 이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에 대해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반도체 업황 개선세가 지속될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것뿐일까. 올해 주가가 계속 빠지기만 하는 삼성전자에 대해 개인이 애착 저가매수에 나설 동안 외국인은 2조 5000억 원가량을 팔아치우며 매도 러시에 나섰다. 4월 현재에도 매도세는 꾸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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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세계 굴지 기업의 위상에 올려놓은 것은 ‘혁신’과 ‘품질’이 가져다준 차별성이었다. 기술력으로 애플의 아이폰 대비 경쟁력을 입증하던 갤럭시 시리즈는 최근 갤럭시S22 등의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사태로 신뢰감이 곤두박질쳤다.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의 강점이던 내구성 역시 약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감성’을 내세우던 애플은 최근 자체 개발한 반도체 탑재 전략을 발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비단 스마트폰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1위 도약을 공언했던 비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좀처럼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삼성 위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올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 수주를 TSMC에 맡겼다. 퀄컴 역시 스냅드래건8 공정을 삼성전자에서 TSMC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다할 전략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적 발표 때마다 삼성전자는 꼬박꼬박 양호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증시는 당장의 성적표가 아니라 미래를 담보할 혁신으로 어필하는 곳이다. 삼성전자가 투자자들에게 ‘매력 없는 모범생’에 그치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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