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백신 이상반응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 접종 시점으로부터 6주 이내에 한 쪽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 경우 ‘파르소니지-터너 증후군(Parsonage-Turner Syndrome)'을 의심해 봐야 할지도 모른다.
이대서울병원은 신경과 김지은 교수·영상의학과 황지영 교수팀이 서울의대 신경과 민영기 전임의·홍윤호 교수팀과 진행한 다기관 공동연구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상지 위약이 발생한 파르소니지-터너 증후군 환자들의 임상적·전기생리학적·영상학적 특성을 분석한 논문이 SCI급 국제학술지인 ‘신경학·신경외과·정신의학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 Psychiatry)’에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파르소니지-터너 증후군은 주로 견갑부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발생한 후 일부 상완 근육에 이완성 마비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1948년에 이러한 특징을 나타나는 환자 136명의 사례를 모아 모아 처음 보고한 연구자들의 이름을 따서 ‘파르소니지-터너’ 증후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매우 드문 질환으로 발병 후에도 쉽게 진단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6주 이내에 한 쪽 팔에 힘 빠짐 현상이 발생하고 파르소니지-터너 증후군으로 진단된 환자들은 대부분 백신을 접종한 팔에서 증상이 나타났다. 이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백신을 접종한 팔 쪽의 림프절 부종이 확인된 점을 고려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국소 면역반응에 의해 파르소니지-터너 증후군이 발병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다양한 후유증 발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환자들의 질환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향후 많은 연구 결과들이 축적돼야 하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파르소니지-터너 증후군 발생의 시간적 선후관계 만으로 연관성을 속단할 수는 없으나, 향후 대규모 역학 연구를 유도하고 그 연관성에 대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백신 접종과 관련된 합병증의 특이한 신경학적 질환 형태를 제시하고, 그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결정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