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사피엔스'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세계 역사상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평했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하라리는 "우리는 아마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세계 역사상 가장 위험한 순간에 놓여 있으며, 핵전쟁이 갑자기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1962년 구소련이 핵탄도미사일을 쿠바에 배치하려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소련이 11일간 대치하면서 핵전쟁 발바라 직전까지 갔던 사태를 일컫는다. 하라리는 현재 핵전쟁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도 정부와 개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이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가능성, 진짜 가능성"이라며 "그것은 전인류에게 끔찍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라리는 서방의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정권교체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보다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평화를 회복하도록 도움을 주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하라리는 "모스크바로 행진하는 것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은 빨리 이를 잊어버려야 한다"며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러시아를 자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의 목적은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지 러시아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러시아 국민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하라리는 이번 전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더 많은 국가들이 군비 지출을 늘리려 할 것이라며, 이는 복지 등의 공공서비스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는 평화와 우리가 익숙해진 세계를 지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익숙해져서 이를 당연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주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가들이 탱크와 미사일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쓰거나 쓰도록 강요받는 전쟁과 폭력의 정글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며 "만약 전세계 국방 예산이 6%가 아닌 20%가 된다면 우리의 건강과 복지, 기후 변화와 같은 다른 위험들과 싸우는데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