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무신사마저 '짝퉁' 파는데…"명품, 앱으로 사도 될까요?"












크림과 무신사 두 기업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 지난 2월 발생했습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 크림이 패션 유니콘 무신사에서 판매한 ‘에센셜' 티가 가품이라고 판정했기 때문인데요. 이를 두고 무신사는 크림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날을 세웠고 크림도 자신들의 감정이 맞다며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어요. 둘 중 한 곳은 무조건 패배할 수밖에 없는 공룡들의 싸움에 소비자들은 ‘팝콘각'이라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결국 지난 1일 에센셜 티 제조사 측에서 무신사가 판매한 티셔츠가 가품이라고 공지했고 무신사는 해당 상품에 대해 200% 보상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문제가 잘 해결된 '끝난 사건'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논쟁이 시사하는 바는 좀 더 커요. 무신사처럼 큰 패션업체에서 들여오는 옷도 가품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명품 플랫폼들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크림이나 솔드아웃과 같은 명품 리셀 플랫폼은 물론이고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같은 명품 플랫폼이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나고 있습니다. 명품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러면서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명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죠.



명품 플랫폼은 백화점에서 구매할 때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명품 플랫폼은 정식 수입처와 달리 해외 명품 부티크나 국내 병행수입 셀러, 해외 리테일러 등을 통해 제품을 확보하기 때문에 가능하죠. 해외 여행가면 한국에서보다 명품을 더 싸게 살 수 있잖아요. 바로 그런 제품들을 현지 셀러들을 통해 싸게 유통시키는거죠.




문제는 이런 유통 방식 때문에 명품 플랫폼은 가품 논란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거예요. 아무리 신뢰할 수 있는 리테일러들과 거래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리테일러가 취급하는 상품에 슬쩍 가품을 끼워넣으면 알 방법이 없거든요. 이번 가품 논란을 일으킨 에센셜 티 역시 무신사가 팩선(PACSUN)이라는 에센셜 티의 공식 유통사를 통해 들여온 제품이었지만 결국 가품이었죠. 여러 루트를 통해서 제품을 확보하기 때문에 가품을 끼워넣기가 쉽고, 물량이 많기 때문에 제품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감정하기가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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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이유때문에 명품 플랫폼들은 정품 감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신뢰할 수 있는 유통사에서 소싱해 플랫폼 자체적으로 정품 인증서를 발급하기도 하고요. 가품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가품에 대해서 200% 보상한다고 내거는데다가 더 나아가 명품 감정 트레이닝 센터도 운영하겠다고 밝혔죠.

하지만 이번 크림과 무신사의 가품 논란에서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감정을 100% 신뢰할 수 없어요. 크림에서 가품이라고 판정한 에센셜 티에 대해 한국 감정원은 ‘가품 판정 불가라’는 답을 내놓았는데요

같은 티를 또다시 제조사에서는 가품이라고 판정했거든요.



업계에서도 가품 논란을 100%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에요. 물론 브랜드가 나서서 정품 가품 감정을 해주면 좋은데요. 그렇게 한다면 브랜드가 공식수입처가 아닌 곳에서 구매하는 것을 권장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나서기를 꺼려하죠.

결국 명품 플랫폼에서 가품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를 하느냐, 백화점 등 공식 수입처에서 비싸지만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느냐 중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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