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김정은 참관한 미사일은 '북한판 케이티즘'…소형 단거리탄도탄 수준에 불과

北 16일 함흥 일대서 단거리 탄도탄 2발 발사

합참 "고도 25km, 거리 110km, 속도 마하4"

1월 쏜 KN-23·KN-24보다 고도 낮고 거리 짧아

미사일 크기도 매우 작아 KTSSM 수준인 듯

합참 제원 분석 결과 즉시 공개 필요성 못 느껴

北 조선중앙통신 "신형 전술유도무기 성공"주장

김정은도 현장 참관…尹당선인 길들이기 수순인듯

북한이 지난 16일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 발사한 자칭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쏘아올려지는 장면. 해당 무기의 크기, 비행제원 등을 감안할 때 우리군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케이티즘(KTSSM) 수준의 ‘북한판 케이티즘’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북한이 지난 16일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 발사한 자칭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쏘아올려지는 장면. 해당 무기의 크기, 비행제원 등을 감안할 때 우리군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케이티즘(KTSSM) 수준의 ‘북한판 케이티즘’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본훈련 개시 이틀 전인 지난 16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으로 발사체 2발을 쏘았다. 이번 미사일은 우리 군이 보유한 단거리 전술지대지 탄도미사일인 케이티즘(KTSSM)과 유사한 ‘북한판 케이티즘’인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어제 오후 18:00시경 북한이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하였으며, 북한의 발사 동향과 관련하여 한미연합으로 면밀히 추적하고 있었다”고 17일 밝혔다. 아울러 “어제 탐지된 발사제원은 고도 약 25km, 비행거리는 약 110km, 최고속도는 마하 4.0(음속의 4배) 이하로 한·미정보당국이 정밀 분석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발사직후 군과 정보기관, 국가안보실 간 긴급회의를 통해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방안을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의 발사동향에 대해서는 한미연합으로 실시간 추적하고 있으며, 감시 및 대비태세 관련 필요한 만반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판 케이티즘(KTSSM)’으로 추정되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북한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되는 모습. 기존의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KN-23)이나 북한판 에이테큼스(KN-24)보다 미사일의 크기가 매우 작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이 탐지한 사거리와 고도 역시 기존 KN-23이나 KN-24에 못미쳤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북한판 케이티즘(KTSSM)’으로 추정되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북한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되는 모습. 기존의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KN-23)이나 북한판 에이테큼스(KN-24)보다 미사일의 크기가 매우 작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이 탐지한 사거리와 고도 역시 기존 KN-23이나 KN-24에 못미쳤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제원은 북한이 올해 1월 17일과 27일 각각 발사했던 북한판 에이테큼스인 ‘KN-24’(당시 우리 군의 포착 고도 약 42㎞, 비행 거리 약 380㎞) 및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인 ‘KN-23’(〃고도 약 20km, 비행 거리는 약 190km)에 비해 비행 고도는 낮고, 비행거리는 짧다. 따라서 기존의 KN-23이나 KN-24를 정상각도보다 높게 발사해 사거리를 줄이는 ‘고각발사’ 방식으로 쐈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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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은 이번 미사일의 제원을 정밀 파악중이며 구체적인 탄종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를 종합해볼 때 북한판 케이티즘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공개한 이번 시험발사영상을 보면 미사일의 크기도 KN-23이나 KN-24보다 작은 것으로 추정돼 북한판 케이티즘일 가능성에 한층 더 무게가 실린다. 우리 군의 케이티즘은 북한의 장사정포 갱도를 신속히 타격하기 위해 개발된 소형 단거리 탄도탄이다. 따라서 전술적인 위협은 다소 있을지언정 전략적으로 우리 군에 큰 위협이 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칭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칭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한편 합참의 이번 발표는 16일 북한 발사 도발 직후 이뤄지지 않고 이튿날 오전에야 이뤄졌다. 이는 북한의 이번 탄도탄이 북한판 케이티즘 수준에 불과해 즉시 국민에게 공개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7일 오전 보도를 통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함에 따라 합참도 어쩔 수 없이 북한의 전날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에 김정은이 참관했다고 전했다. 통신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는 미사일이 지상의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되는 모습과 김정은이 박수를 치는 장면 등이 담겼다. 통신은 “당 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발돼 온 이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는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통신이 ‘전술핵’을 언급함에 따라 북한이 향후 7차 핵실험을 진행시 킬로톤(Kt)급 위력의 소형핵무기 실험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은 폭파로 갱도 입구룰 폐쇄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들 중 3번 갱도를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김정은이 이처럼 또 다시 핵위협 발언을 언급하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것은 오는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기존 안보정책 성과를 흠집내면서 차기 정부를 길들여 북핵협상에서 양보를 받아내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미가 흔들림 없는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윤 당선인이 한미동맹 강화 방침을 갖고 있는 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한미동맹에 균열을 일으키기보다는 되레 한층 더 국제적인 대북제제 강화를 초래하는 자충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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