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069080) 노조가 오는 5월 2일부터 게임업계 최초 파업에 돌입한다. 다만 사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고 대화한다면 언제든지 교섭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18일 민주노총 화섬노조 웹젠지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5월 2일부터 파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카카오(035720)·넥슨·스마일게이트·포스코ICT·한글과컴퓨터 등 화섬노조 IT위원회 소속 노조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웹젠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이달 7∼8일 조합원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율 92.8%, 찬성 득표율 72.2%로 투표는 가결됐다. 교섭 당시 노조 측은 올해 일괄 1000만원의 연봉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평균 10% 인상을 제시했다. 이후 조정 과정을 거치며 노조는 평균 16% 인상 및 일시금 200만 원이라는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중간평가(B등급) 이상을 받은 직원에게만 200만 원을 추가 지급할 수 있다고 맞서며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웹젠 노조 측은 김태영 대표이사의 ‘불통’ 행보로 인해 임금교섭 결렬 및 파업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상필 웹젠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수 차례 진행된 임금 교섭에서 김태영 대표는 한 차례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며 “2022년도 임금은 평균 10% 인상으로 한다고 한 줄 적힌 대표이사 명의의 문서를 제출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도 연대발언을 통해 “IT위원회 소속 30여개 회사(계열사 포함) 중 임금교섭이 결렬된 곳은 웹젠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웹젠 노조는 설립 1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사무실도 없고 사내 교섭도 못하는 등 노조 활동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회사에 기대를 품을 수 없게 됐다”며 사측의 불통이 파업의 불씨가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 측은 사측이 진전된 협상안을 제시할 경우 교섭에 다시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파업 개시 전까지 회사와도 계속 대화를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현 상황은 노조보다는 대표이사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표이사가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올 것을 촉구했다.
한편 웹젠 관계자는 노조의 파업 결정에 대해 “쟁의행위로 인해 개발이나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