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로터리]中企 성장의 마중물 '혁신조달'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중소기업이 경영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를 겪는 것은 ‘판로 확보’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수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판로 문제가 한층 부담이 됐고, 특히 중소기업은 낮은 신인도와 실적 부족 등으로 시장 초기 진입 시 커다란 판로 장벽에 놓이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2019년부터 시행한 ‘혁신조달’은 중소기업에 공공 부문 시장과의 수의계약을 허용함으로써 초기 판로를 열어줘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기술마켓’ 플랫폼이 도입돼 기업이 자사의 신기술을 공공기관에 제안해 판로 기회를 얻고, 공공기관은 중기의 신기술을 적시 적소에 도입할 수 있다. 앞으로는 중기 혁신 제품의 공공 구매 지원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수출, 금융 등 여러 공공 부문 영역과 연계지원이 가능한 ‘통합지원허브’ 구축도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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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도 기술마켓 지원 기관으로서 기술마켓 신청 기업의 R&D 역량, 사업화 가능성 등 기술력을 검증하고 공공기관과 기업 간의 제품 소개, 상담회 등 행사도 지원한다. 또한 구매조건부 R&D 사업의 ‘조달혁신 지원트랙’을 통해 공공기관이 수요처로 참여하고 구매를 조건으로 필요한 과제를 제안하면 R&D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자금 조달 및 수요처 확보가 가능하고 이 결과물들은 공공 분야에 적용돼 공공 서비스에도 기여하고 있다.

바다에서는 선박들이나 항만 시설의 작업자들에게 야간 조명이 매우 중요하다. 해무·염분·습도 등으로 조명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한 기업은 ‘방수 기술을 적용한 투광기(조명)’ 개발에 성공했고 이 제품은 해양수산부의 공공 구매로 연결됐다.

중기 입장에서는 R&D 수행 과정에서 실패 부담감으로 창의적인 R&D를 결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TIPA는 공공기관이 일종의 투자 기업이 되는 ‘공동투자형 기술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TIPA와 투자 기관이 R&D 자금을 1 대 1로 출연해 최대 24억 원까지 지원한다. 현재 사업에 선정된 한 기업은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을 응용한 건설 안전용 카메라’를 개발 중이다. R&D 이후 상용화되면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카메라가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의 안전을 감시하고 상황별 위험 요소들을 추적, 알람, 기록, 분석까지 가능해 산업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R&D 지원을 통한 혁신조달이 중소기업의 혁신 성장을 이끄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 부처 R&D 혁신 제품 총 299개 중 약 63%가 TIPA를 통해 선정된 중소벤처기업부 R&D 지원 결과물이다. 이 중 110개는 공공 시장 진입에 성공해 수백억 원의 매출을 일으켰고 일부는 미국 등에 해외 수출 실적도 달성했다. 이처럼 혁신형 중기가 혁신조달을 통해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를 바란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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