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고 컬리(마켓컬리 서비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서비스), 야놀자 등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는 등 성공 사례를 잇달아 만들어내면서 MZ세대 사이에서는 스타트업 대표가 ‘우상’이 되고 있다. 특히 ‘영 앤 리치’가 MZ세대의 로망이 되면서 부와 노력해서 성공한 사업가라는 명예까지 거머쥐는 긍정적 롤모델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남들과 다른 것에 관심을 갖고 다른 생각을 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며 “흔한 아이디어로는 남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별난 일들을 많이 했는데 결국 남과 다른 방법으로 서비스의 해법을 찾았을 때,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아이디어를 냈을 때 혁신적인 평가를 받았고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친숙한 아이디어는 거부감이 없을 수 있지만 혁신적일 수는 없으며 괴상하고 이상하고 ‘똘끼’ 있는 아이디어가 오히려 혁신을 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 역시 대면으로 얻을 수 있는 효율이 떨어지는데 굳이 만나서 세탁물을 주고받을 이유가 있나라는 물음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흔한 오프라인 세탁 서비스를 새로운 방법으로 푼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한국에서는 ‘정(情) 문화’가 강해서 대면해야 어떤 일이 가능할 것 같지만 어쩌면 이런 일들이 소모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는 만나야 효율적일 수 있는 영역도 있지만 세탁은 투명한 정보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효율적이다.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과 감정을 소비하지 않는 서비스라는 개념이 사업 초기에는 흔하지 않은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정말 창업가·도전 정신이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중공업 홍보실에 근무할 당시 그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조선소 창업 스토리 등을 홍보했다. 신화 같은 고 정 회장의 스토리를 소개하면서 젊은들에게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 게 주였는데 몇 년을 하다 보니 과연 자신에게 젊은이들이 가져야 한다는 그 도전 정신, 창업 정신이 있는지를 돌아봤고, 곧 슬럼프가 찾아왔다고. 그리고는 부모님과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퇴사하고 2011년 신선 식품 새벽배송 기업 덤앤더머스를 창업했다. 10여 년 전에는 신선 식품을 새벽에 배송한다는 아이디어 역시 남과 다른 생각이었고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후 쿠팡·마켓컬리를 비롯해 유통 대기업 등이 앞다퉈 도입한 게 바로 ‘새벽배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