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42년 노포 '을지OB베어' 결국 강제철거

노가리골목의 '서울미래유산'

6번째 강제집행끝 추억속으로

법원에서 고용한 용역들이 21일 오전 4시 20분경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을지OB베어에 대한 강제집행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법원에서 고용한 용역들이 21일 오전 4시 20분경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을지OB베어에 대한 강제집행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을지로3가 노가리 골목의 터줏대감인 노포(老鋪) ‘을지OB베어’가 여섯 번째 강제집행 끝에 결국 철거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백년가게’로까지 지정됐던 가게가 42년 만에 철거되면서 ‘을지OB베어’란 공간은 시민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추억의 장소로 남게 됐다.



21일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에 따르면 법원 등이 고용한 용역 100여 명이 이날 오전 4시 20분께 을지OB베어 강제집행에 나섰다. 용역 직원들은 1시간여에 걸쳐 을지OB베어 간판을 끌어내리고 내부 집기류도 모두 빼냈다. 철거 당시 을지OB베어 내부에는 강제집행에 대비해 매일 3∼4명의 시민 단체 활동가들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용역이 들어오자 거세게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 가족 1명이 다치는 상황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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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문을 연 을지OB베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가게로 등록된 노포다. OB맥주의 전신인 동양맥주가 모집한 프랜차이즈 1호점으로 시작해 창업주의 딸 강호신 씨와 사위 최수영 씨 부부가 2대째 운영하고 있었다. 을지OB베어가 문을 연 후 골목 일대에 비슷한 가게가 하나둘 생겨나면서 을지로에 ‘노가리골목’이 형성됐다. 2015년 서울시는 노가리골목 일대의 보존 가치를 인정해 노가리골목 전체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한편 시민사회 단체와 주변 상인들은 을지OB베어 정상화 등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가게 앞에서 기자회견과 문화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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