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킨 연금 창시자 황대헌입니다.”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메달리스트 ‘치킨 연금’ 행복 전달식. 마이크를 잡은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황대헌(23·강원도청)은 당당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치킨 연금은 윤홍근(제너시스 BBQ그룹 회장)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2월 베이징 올림픽 기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낙담해 있는 선수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당시 황대헌은 “평생 치킨을 먹게 해 주시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윤 회장은 “금메달 따면 평생 무료로 치킨을 제공하겠다”고 포상을 약속하면서 화제가 됐다.
윤 회장은 통 크게 판을 키웠다. 금메달리스트뿐 아니라 은·동메달리스트에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격려할 만한 선수 5명을 각 종목 협회의 추천을 받아 추가했다. 원래대로면 치킨 연금 수혜자는 금메달을 딴 황대헌과 여자 쇼트트랙 대표 최민정(24·성남시청) 2명이지만 이날 연금 증서를 받은 선수는 총 19명에 이른다.
황대헌과 최민정은 만 60세까지 매일 3만 원 상당의 멤버십 포인트를 BBQ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받는다. 포인트는 향후 치킨 가격과 물가 상승률, 배달비를 고려해 책정됐다. 치킨 가격이 오르면 포인트 금액도 상향 조정된다. 황대헌은 38년간, 최민정은 37년간 치킨 연금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1인당 5억 7900만 원이다.
은메달리스트는 20년간 주 2회, 동메달리스트는 10년간 주 2회의 치킨 연금 혜택을 받는다. 메달이 없는 선수는 1년간 주 2회씩 치킨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선수들이 받게 되는 치킨 연금의 총 규모는 20억 1000만 원 상당이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동메달리스트 김민석(23·성남시청)은 “금메달을 따야만 혜택이 돌아오는 걸로 알고 있어서 오늘 초대받을 줄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며 “치킨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런 큰 선물을 받아서 정말 행복하고 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2026년 밀라노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