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회복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 주재로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정책 어젠다(GPA)를 제시했다. IMF는 특히 식품·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훼손 심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각국 여건에 따라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두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며 “위기 극복과 미래 준비를 병행하기 위해 기후 대응과 디지털화, 불평등 완화 관련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취약 국가에 대한 IMF의 유동성 지원과 구조 개혁을 위한 IMF의 감시활동 강화 필요성 또한 언급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IMF에서 구조개혁 취약 국가 지원을 위한 회복·지속가능성기금(RST)의 자금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며 “올해 목표 금액이 모두 확보되지 않더라도 사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RST를 실제로 운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회의에는 IMF 이사국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세계무역기구(WTO)·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했다. 대다수 회원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전쟁으로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다만 러시아의 반대로 전원 합의가 필요한 공동선언문 채택은 불발되고, 회의 결과는 의장성명서로 대체됐다. 이날 IMFC 회의에서는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의 발언 도중 회의에 참석한 홍 부총리를 비롯한 다수 국가 대표들이 자리를 뜨는 사건 또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