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을 포함한 검찰 지휘부가 22일 총사퇴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재안을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한 데 따른 반발이다. 검찰총장을 비롯해 대검 차장과 일선 고검장들의 집단 사퇴는 검찰 역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시행 시기를 유예한 것 외에는 기존 법안과 차이가 없다”며 “헌법소원 등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검수완박 법안 저지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총장은 17일 사의를 표명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로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국회를 설득해왔다. 김 총장의 사의 표명 직후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와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 등 고검장 6명도 법무부에 사직서를 냈다.
검찰 고위 간부들이 전원 물러나게 되면서 초유의 지휘부 공백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앞서 사의를 표명한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을 포함해 고검장급 검찰 간부 8명이 전부 공석이 된다. 고검장들은 18일 전국 고검장 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일괄 사표를 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주 검수완박 법안 중재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일선 지검장을 포함한 검찰 간부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