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가 중국 수도 베이징까지 덮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까지 일부 지역이 봉쇄됐다는 소식에 중국 증시는 5% 넘게 폭락했고 위안화 가치는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중국발 악재까지 겹쳐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50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등(원화 가치 하락)했다.
25일 베이징 일부 지역이 사실상 봉쇄됐다는 소식에 중국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5.13% 폭락한 2928.51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지수가 3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코로나19발 경제 타격이 본격화한 2020년 6월 말 이후 처음이다. 증시 우량주의 흐름을 보여주는 선전성분지수는 낙폭이 더 커 6.08% 하락 마감했다. 위안화 가치도 급락해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6.60위안을 넘어섰다. 위안화 급락에 인민은행은 현재 9%인 외화 지급준비율을 다음 달 15일부터 8%로 인하해 시장에 개입하기로 했다. 외화 지준율을 조정하면 중국에서 유통되는 달러화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
이날 베이징 차오양구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약 15㎢를 임시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 내 회사에는 원칙적으로 재택근무 명령이 내려졌고 필수 사유가 아니면 외출도 금지된 상태다. 차오양구가 사실상의 봉쇄 조치에 돌입한 가운데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식료품과 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 도시’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도 지역 단위 또는 전면 봉쇄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도 흔들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원 40전 상승한 1243원 50전에 개장해 장중 1250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50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3월 24일(1265원)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58포인트(1.76%) 하락한 2657.13에 장을 마쳤다. 이 밖에 홍콩 항셍지수도 베이징 내 코로나19 확산 소식에 충격을 받아 전장 대비 769.18포인트(3.73%) 내린 1만 9869.34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