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소년사법 개선' 인권위 권유 일부 수용…법무부 "우범소년은 논의 필요"





법무부가 소년의 인권보호를 위해 소년사법제도를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일부 수용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7월 법무부 장관에게 소년법상 우범소년 규정을 삭제하고 소년 복지 차원의 지원방안 및 보호 대책으로 대체하라고 권고했다. 우범소년은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가출하는 것,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는 것 등의 사유가 있고 성격이나 환경에 비춰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10세 이상 소년'을 뜻한다.

인권위는 소년법상 우범소년 규정에 대해 비행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보호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소년형사사건은 범죄 수사절차가 개시된 시점부터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소년보호사건은 송치 또는 통고에 따라 조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국선 보조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소년과 성인의 분리 수용원칙이 준수되도록 관련 규정 및 운영을 정비하고, 소년법상 임시조치에 대해 소년의 이의제기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우범소년 규정 삭제와 관련해 "우범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체계가 미흡한 상태에서 대안 없이 해당 규정을 삭제할 경우 소년 비행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사회적 논의를 통해 충분한 검토를 거친 뒤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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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형사·보호사건에서 법적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강화하라는 권고에는 "권고 취지를 반영해 소년형사사건 관련 내용이 포함된 형사 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소년형사사건의 필요적 변호인 선정 대상자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소년보호사건은 현행 국선 보조인 제도로도 충분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법무부는 주장했다.

법무부는 소년 수용자를 혼거 수용할 때 의무적으로 성인 봉사원을 배치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개정해 소년과 성인의 분리 수용원칙을 준수하고, 소년의 이의제기권 보장을 위해 국회에 관련 법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소년의 이의제기권 보장 제도 마련과 관련한 권고를 수용하고 소년형사·보호사건에서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강화하라는 권고는 일부 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소년법상 우범소년 규정 삭제와 소년과 성인의 분리수용원칙 준수를 위한 규정 정비 관련 권고는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밝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법무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봤다.

인권위는 "소년사법제도 개선에 대한 국내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법무부가 인권위 권고에 미온적 입장을 취한 데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며 "법무부가 더 전향적인 자세로 소년사법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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