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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다방] 냉면의 계절, 일단 냉면 '먹방'보고 시작하시죠

백종원의 냉면 맛기행…다큐 2부작 '냉면랩소디' 리뷰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냉면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니. 냉면에 얽힌 스토리는 최소한 500년에 걸쳐있고, 각각의 냉면에 담긴 정성 또한 이렇게나 깊을 줄이야. 날씨가 더워지면 자연스레 찾게 되는 우리 음식 '냉면'에 대한 고찰을 담은 다큐멘터리 2부작 '냉면랩소디'를 보고 나면 이런 감탄이 절로 흘러나온다.

카메라는 출장 냉면을 만드시는 분의 곁을 먼저 따라간다. 사장은 배달하는 동안 맛이 변할까봐 냉면 주문자를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트럭에 사람보다도 큰, 면을 뽑는 분틀과 각종 재료들을 싣고 간다. 도착한 곳에서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는 냉면 요리는,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지금에서야 유압식으로 기계가 면을 뽑아내는 시대지만 사람만 너댓명이 붙어서 직접 분틀을 눌러 면을 뽑아내야 하는 고전 방식으로는 도무지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냉면이란 음식이 이토록 오랜 세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냉면랩소디’ 스틸 이미지‘냉면랩소디’ 스틸 이미지


백종원이 프리젠터로 나서 전국으로 냉면 맛기행을 다니기 시작한다. 매일 섬세하게 만들어내는 메밀 반죽, 최고의 육수를 얻어내기 위한 노력, 얼음 물 위에 놓이는 극강의 차가운 맛, 한국의 역사를 오래 담고 있는 가장 한국적인 맛. 수시로 평양냉면 애호가들과 음식평론가들의 냉면 예찬론들이 더해진다. 냉면 '먹방'의 대향연이다.

냉면의 맛은, 다들 알다시피 맹물같다. 황광해 음식평론가는 '무미의 미'라고 표현했다. 맛이 없는 맛이다. 차라리 짠맛이나 단맛을 내라고 하면 쉬울 텐데, 냉면은 그래서 만들기도 어렵다.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노력과 정성이 담긴다. 그래서 더욱 신비로운 음식이기도 하다.

냉면의 맛을 결정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온도였다. 그날 그날 온습도의 영향에 따라 반죽에 담길 물의 양과 온도도 달라진다. 면을 삶을 때도 불의 강약 조절이 섬세하게 이뤄진다. 면이 삶아지고 나면 메밀 향이 달아나지 않게 하기 위해 영하의 온도에서 재빠르게 면을 두, 세 차례 씻어내는 것까지. 주방에서 나와 식탁에 올려진 후 온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그제서야 메밀 향이 육수의 향과 어우러지며 비로소 냉면의 맛이 시작되는 묘한 음식이었다.

잘 몰랐던 냉면에 대한 역사도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냉면에 대한 최초 레시피 기록은 1809년 ‘규합총서’란 서적에 자세히 적혀 있다고 한다. 다큐 제작진은 음식복원가의 힘을 빌려 옛날 음식을 직접 재현해낸다. 영상을 보다보면 이것은 요리가 아니라 예술이라 이름붙이고 싶어진다.

냉면 미식 기행은 곧 냉면 역사 탐방이기도 했다. 냉면은 한국전쟁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음식이기도 하다. 피난민들이 우리땅 곳곳에 뿌리내리고 저마다 발전시킨 개성 강한 민속 음식이다. 한 어르신은 피난올 때 아버지가 메밀 면 뽑는 분틀을 들고 왔을 정도로 우리의 냉면에 대한 사랑은 육수만큼이나 진하다.



최소 5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냉면은 과거와 달리, 지금은 냉면에 들어가는 재료도 많이 달라졌다. 국수와 육수의 성분은 속초, 진주, 부산, 대구, 백령도 등 지역적 특색에 따라 그 맛과 종류도 여러가지로 분화했다. 이를 두고 한 음식평론가는 이렇게 말했다. 냉면이란, 어쩌면 계속 변화하고 발전하고 진화하는 음식이라고.

'냉면랩소디'는 KBS 다큐 인사이트가 여름 특집으로 방영했던 푸드 인문 다큐 2부작이다. 작년에 공중파에서 먼저 방영이 됐고 현재 넷플릭스와 웨이브에 올라와 있다. 먼저 보고 영상에 나온 맛집들을 찾아가 인증샷을 남긴 이들도 많이 보인다. 덧, '평양냉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가게 을지면옥은 재개발로 인해 4월말까지만 영업한다고 하니 늦기 전에 찾아가보자.

◆시식평 - 냉면 맛이 느껴지는 영상미, 이것이 먹방 보는 맛인가?

+요약


제목 : 냉면랩소디

공개일 : 2021년 07월 29일, 8월 5일

재생시간 : 각각 50분

출연진 : 백종원, 황광해, 박찬일 등




볼 수 있는 곳 : 넷플릭스, 웨이브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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