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사건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최종 판단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수처 공소심의위원회가 사건의 핵심 피의자들을 불기소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4월 안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종 판단이 5월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공소심의위 권고와 달리 일부 혐의를 기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공수처 공소심의위는 사건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과 국민의힘 김웅 위원에 대한 기소 여부를 안건으로 올려 심의해 모두 불기소하라고 권고했다.
고발 사주 의혹은 손 보호관이 2020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할 당시 소속 검사들에게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정보 수집을 지시하고, 이 고발장을 김 의원에게 전달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공수처는 손 보호관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공직선거법·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등 5가지 혐의를, 김 의원에게는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공모 혐의를 각각 적용해 수사해왔다.
공수처는 통상 공소심의위 권고 5∼10일 이후 최종 처분을 내렸다. 이번 사건의 경우 공수처의 최종 판단이 늦어지면서 공소심의위의 불기소 권고와 다른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 보호관의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기소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공소심의위 토론 과정에서 두 피의자의 세부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두 피의자를 모두 불기소한다면 이 사건과 관련해 함께 입건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나머지 피의자에 대해서도 불기소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유력하다. 일부 혐의에 대해 기소한다면 취임 시 형사상 불소추특권이 생기는 윤 당선인에 대해서는 불기소할 가능성이 크다.
공수처는 공소심의위 회의 내용과 사건 기록, 판례 등을 검토해 대통령 취임식 이전인 이번 주 안에는 최종 결론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