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80%가 주식·채권…우체국금융 운용실적 '경고등'

예금 68%·보험 88%가 유가증권

민간은행보다 비중 네배 이상 높아

증시 조정에 1분기 주식 손실 불가피

우크라戰·인플레 등 변동성 커져

금리·환율 등 시장 모니터링 강화

"작년 수익지표 개선 이어갈 것"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우체국에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조윤진 기자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우체국에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조윤진 기자




코스피지수가 최근 5거래일 연속 2700선을 밑도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체국금융(예금·보험)의 올해 자산 운용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우체국금융의 경우 전체 자산 중 유가증권 비중이 민간은행보다 네 배 이상 높은 탓에 운용 성적 악화가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금융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체국보험이 보유한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자산은 총 56조 2400억 원에 달했다. 전체 자산의 88.3%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년도 유가증권 자산 비중보다도 1.6%포인트나 더 늘었다. 우체국예금의 유가증권 자산도 전년 대비 4조 3300억 원 증가한 62조 4900억 원(67.8%)을 기록했다.



우체국금융의 자산 구조가 유가증권으로 쏠린 것은 대출채권 중심의 민간 금융사와 대조된다. 우체국금융은 우체국예금보험법에 따라 예금담보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출 업무나 신용카드업을 할 수 없는 만큼 자산운용을 유가증권 등 투자자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KEB하나)의 경우 전체 자산 대비 대출채권 비중이 75~80%를 차지한 대신 유가증권 비중은 10%대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문제는 코로나19와 함께 ‘역대급’ 호황을 보였던 국내외 주식시장이 올 들어 급격한 조정장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년 말 대비 300.68포인트(10.05%) 하락해 27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아직 올해 1분기 자산 운용 성적을 산출하기 전이지만 국내 주식에서 손실을 본 것은 맞다”며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지난해 9월 우체국금융에 건전성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유가증권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유동성 및 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체국금융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관련 법에 따라 예금 및 보험금 전액 지급을 위해 국가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인플레이션 파고에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우체국금융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상승에 2017~2019년 3년간 최하 등급인 5등급이었던 우체국예금의 위험조정자본이익률(RAROC)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4-, 1+등급으로 개선됐다. RAROC는 금리 위험 등 개별 자산에 대한 위험도를 반영해 수익률을 조정한 수익지표를 의미한다. 우체국예금 관계자는 “수신액 증대로 인한 유가증권 운용자산의 증가로 RAROC가 낮았으나 지속적인 순이익 개선으로 지표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건전성의 지표가 되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2.32%로 은행 평균인 18.25%보다 4.07%포인트 높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주가·금리·환율 등 금융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리스크 지표에 대한 정기·수시 산출 및 점검으로 자산 건전성 확보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조윤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