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U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에 헝가리·슬로바키아 참여 않을 수도"

의존도 높은 EU 국가에는 유예기간 주어질 가능성

EPA연합뉴스EPA연합뉴스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를 논의 중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는 해당 조치 이행 의무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EU 집행위 관계자 2명의 말을 빌려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동참 의무 면제 또는 유예기간을 부여함으로써 러시아 석유 금수에 대한 EU 회원국의 전원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EU 회원국은 오는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대사 회의를 열어 6차 대러 제재 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EU가 예외 조치를 고려하는 것은 두 국가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헝가리와 슬로바키의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제품 의존도는 각각 96%, 58%에 달했다. EU 평균인 26%보다 현저히 높다.

이에 헝가리 정부는 에너지 관련 제재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전해왔다. 이날 졸탄 코박스 헝가리 총리실 대변인은 EU 에너지 장관 회의를 앞두고 "석유와 가스 금수조치에 대한 헝가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친러 성향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달 6일 러시아가 요청할 경우 가스 수입 대금을 루블화로 지불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경우 자국 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처음에는 금수 조치에 동의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충분한 과도기를 거친다면 조치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전향하고 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1일 독일의 원유 수입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35%에서 최근 12%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장형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