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군 내부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뒤 사건 은폐와 회유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에 대해 군 법무관들이 SNS 단체대화방에서 모욕적 발언을 하며 2차 가해를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2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일 국방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이 중사 사망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날, 군 법무관 3명은 SNS 대화방에서 이 중사를 비난하는 듯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방에는 이 중사의 국선변호인이었던 이 모 공군 중위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이 중사가 숨지기 직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사실을 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남친은 하루 만에 돌싱됐네” “혼인신고가 XXX이네” “이해가 안 되네. 상속이라도 해 주려는 건가” “남친 X 먹인 게 아닐까”라고 하면서 비속어를 섞어가며 고인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이 중사가 지난해 5월 21일 남자친구와의 혼인신고를 마친 날 저녁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두고 이 중사를 비난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중사와 같은 부대였던 군 검사가 사건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을 문자로 유출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그는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며 부대 상급자가 남편을 불러 합의를 종용했다는 것 등 수사 상황을 부대 관계자 두 명과 공유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며 국방부 장관에게 추가 조사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