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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만에 돌아온 ‘사십이수관음도’ 8일 고운사서 공개

8일 고운사에서 공개되는 ‘사십이수관음도’./사진제공=조계종8일 고운사에서 공개되는 ‘사십이수관음도’./사진제공=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는 8일 불기 2566(2022)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고운사에서 환지본처(還至本處)한 성보 ‘사십이수관음도’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환지본처는 도난된 불교문화재가 제자리로 가는 것을 뜻한다.



사십이수관음도는 1989년 1월 고운사 극락전에서 도난된 후 2016년 10월 서울 모처의 사립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됐고 2017년 9월 최종 회수되었다. 불교중앙박물관이 보존해 오다 2021년 1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조선의 승려장인’ 특별전의 전시를 마치고, 3월 20일 33년 만에 고운사로 돌아왔다. 고운사는 성보의 문화재적 가치를 고려해 도난 당하기 이전 모습으로 봉안할 불단을 마련하고 부처님오신날 점안법회에서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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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이수관음도는1828년에 퇴운당(退雲堂) 신겸(信謙) 화단 39명이 제작한 불화로 조선 후기 사불산화파(四佛山?派)의 화풍이 반영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신겸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까지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활동한 사불산화파를 대표하는 수화승(首畵僧)이다. 조선 시대 일반적인 불화 형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도상과 구성, 표현 형식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1820년부터 10여 년 동안 고운사 백련암(白蓮庵)에서 사찰의 최고 어른인 조실(祖室)을 역임하며 ‘고운사 산신도’(1820년), ‘명부전 시왕도 및 사자도’(1828년), ‘현왕도 초본’(1830년) 등 사찰의 대표 불화를 제작했다.

사십이수관음도는 여래상 2구를 품고 있는 42개 대수인(大手印)을 한 천수관음보살이 연화대좌에 앉아 있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천수관음보살은 중생의 병과 악업을 멸하고 안락과 수명을 주는 대자대비의 상징으로 널리 신앙의 대상이 된 보살이다. 불화 속 보살은 갸름한 얼굴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있으며 가느다란 팔과 손가락이 섬세하다.

가슴 앞의 8개의 손은 선정인, 설법인, 합장인 등을 하고 있으며, 왼팔은 길게 늘여 정병을 잡고 있다. 나머지 손은 17개씩 좌우대칭의 원형으로 배열하여 각각 지물을 들고 있다. 천수관음의 형상과 지물은 ‘천수경’ 등의 의례에 맞추어 있으나 여래상 2구의 위치, 선정인 등의 수인, 정병의 크기 등에서 조선 후기의 일반적인 ‘천수관음도’와는 다른 요소가 드러난다.

고운사는 1989년 1월부터 1997년 9월 사이에 ‘아미타불회도’ 2점, ‘지장보살도’ 1점, ‘신중도’ 2점 등 불화 6점을 도난당했다. 이번에 환수된 ‘사십이수관음도’를 제외한 나머지 불화 5점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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