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공급망 이어 임금…'2차 인플레' 덮치다

[국내 물가 비상등 이미 켜졌는데…임금 인상 요구 빗발]

IT업종 연봉 '도미노 인상' 촉발

현대제철 '사장실 점거'·파업 등

임단협 과정서 노사 갈등도 격화

고임금 현실화 땐 고물가 심화 우려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촉발된 물가 급등과 인력 부족 현상이 맞물리면서 국내 기업에 임금 인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인상 등으로 국내 경제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임금 인플레이션’까지 본격화할 경우 경기 침체가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올해 임단협에서 7~10%의 임금 인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올해 한국노총은 8.5%, 민주노총도 최대 10%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10%에 가까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이유로 고물가와 일부 대기업의 실적 호조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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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업계에서는 정보기술(IT)발 임금 인상 도미노와 연쇄 파업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LG그룹 계열사는 올해 8~10%대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으며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최근 전년보다 1.5%포인트 높은 9% 임금 인상에 합의했으나 노조 측의 반발로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LG그룹과 삼성전자의 높은 임금 인상 움직임은 철강·조선·화학 등 전통 제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특별격려금 4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사장실을 점거했고 2021년 임단협을 놓고 2년째 사측과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달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롯데정밀화학은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공장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에 인건비 부담까지 겹칠 경우 올해 실적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카카오 등 대표 IT 기업의 경우 전체 영업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5%에서 30%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현재의 물가 상승은 경기 호황이 아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측면의 요인에 의한 것으로 여기에 임금 인상까지 겹치면 고물가→임금 상승→고물가→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해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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