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하는 정부를 향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우선 과제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주문했다. 시장 수요를 충족할 만한 입지에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지난 5년간 겹겹이 쌓인 규제부터 걷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서울경제가 건설주택포럼·건설주택정책연구원과 함께 국내 부동산 전문가 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32.4%는 윤석열 정부가 가장 먼저 시행할 주택 정책으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꼽았다. 이어 △세제 개편(21.0%) △1기 신도시 외 도심 지역 주택 대규모 공급(18.1%) △임대차 3법 개정(13.3%) 순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문재인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이 시장 불안을 야기한 만큼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진행된 부동산 규제로 집값이 올랐다는 사실은 결과로 이미 나타났다”며 “재건축 안전진단 등 규제를 완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해 정비 사업이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10일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유예 조치에 대해선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 47.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 5509건으로 한 달 전인 5만 3602건보다 3.5% 늘었다. 인천과 경기도 같은 기간 3.6%, 3.5% 증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에 더해 취득세도 완화해 거래세 부담은 낮추는 대신 보유세 부담은 높이는 등 국제적인 추세에 맞춰 세제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