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고기술경영자(CTO) 조직을 신설하며 ‘고객가치혁신’을 위한 시스템 개선에 나서 왔습니다. 그 성과로 올 8월까지 인터넷TV(IPTV)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실시간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서비스가 수동 업데이트 없이도 불만 사항을 즉각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서울경제와 만난 이상엽 LG유플러스(032640) CTO 전무는 “고객혁신을 위해 개발자 100여 명을 채용하고 내부 개발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 수 주일이 소요되던 업데이트를 2~3일 안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사가 자체 개발인력을 확충해, 시스템통합(SI) 회사 등 외주를 통하던 기존 소프트웨어(SW) 개발 방식을 혁신하겠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는 ‘고객가치혁신’을 목표로 지난해 말 기존 기술부문을 CTO 조직으로 개편했다. LG유플러스는 CTO 조직 신설 후 빅데이터 기반으로 이용자 행동을 수집하는 ‘AB테스트’ 플랫폼을 구축해 불만 사항을 즉각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불만 사항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도록 내부 개발인력을 확충하고 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등 미래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CTO는 “탈(脫) 통신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체적인 디지털 전환이 가능한 내부 개발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조직 개편 의의를 설명했다.
CTO 조직 신설은 이미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선 국내 최초로 IPTV를 클라우드 기반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화 한다. MSA는 서비스를 잘게 쪼개 각 부분만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래밍 방법론이다. 이 CTO는 “과거에는 불만사항 개선을 위해 전체 화면·앱을 다시 만들어 배포했지만 앞으로는 부분만 만들어 실시간 업데이트 할 수 있다”며 “지난 4월부터 시범 적용 중으로 8월 본격 도입해 올 4분기부터는 이용자경험(UX)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앱 업데이트 없이도 영상을 감상하다 메인 메뉴로 돌아가면 메뉴 UX가 바뀌어 있거나 새 결제 방법이 추가돼 있는 자연스러운 경험이 가능한 것이다.
IPTV 라이브 업데이트를 선보일 수 있는 배경에는 고성능 셋톱박스가 있다. LG유플러스는 사운드바블랙·UHD4 등 신형 셋톱박스를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셋톱박스 98%가 구글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OS) 기반이기도 하다. 이 CTO는 “안드로이드 OS와 우월한 하드웨어 성능을 통해 아이들나라·넷플릭스 등 킬러 콘텐츠를 수월하게 도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CTO는 최근 5G포럼 의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5G포럼은 통신 3사와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산·학·연 협의체다. LG유플러스 출신이 의장에 오른 것은 2013년 5G포럼 조직 후 처음이다.
5G포럼의 당면 과제는 오는 2028~2030년에 도입될 전망인 6G 표준 정립이다. 이 CTO는 6G 표준 또한 ‘이용자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CTO는 “6G에 대한 정의조차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니 만큼 규격은 물론 신기술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논의가 급선무”라며 “유의미한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것 자체가 큰 산”이라고 했다.
6G는 5G보다 더 빠른 속도와 낮은 지연속도를 지녀 원격수술·자율주행차·홀로그램 등 신기술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CTO는 “5G포럼을 통해 한국이 6G 시대에 등장할 새 서비스와 이를 뒷받침할 표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