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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외국계도 가세…영풍제지 인수전 '불꽃'

해외 인프라 투자사 IPM 참여…부동산 개발 가치 주목

한국제지·깨끗한나라·한토신 등과 각축전 예상


영국계 인프라 투자 기업인 IPM코리아가 영풍제지(006740)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 특수에 따른 실적 성장에 영풍제지가 보유한 부동산의 개발 가치가 부각되면서 인수 후보들 간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IPM 측은 제지 관련 사업을 하는 전략적투자자(SI)와 컨소시엄 결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캐피탈(016600)파트너스가 삼일PwC를 주관사로 영풍제지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외국계 투자사인 IPM코리아도 실사에 참여하며 인수 의사를 피력했다. 올 3월 예비 입찰 이후 매도자 측은 영풍제지 적격 인수 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한 바 있다. 큐캐피탈은 영풍제지의 경영권 지분 50.55%를 보유했으며 예상 매각가로 2000억 원 안팎이 거론된다.




영풍제지 전경 사진 제공=영풍제지영풍제지 전경 사진 제공=영풍제지




영풍제지는 골판지 상자에 투입되는 라이너 원지와 지관용 원지를 주력으로 생산, 코로나19 사태로 택배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당한 수혜를 봤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6% 증가한 120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81억 원을 올렸다. 영풍제지가 매물로 나오자 한국제지·깨끗한나라 등 업계 경쟁사들이 인수 의사를 나타내며 라이너 원지 등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수 후보들은 또 영풍제지의 평택 공장 인근에 위치한 1만 3000평 규모의 부동산 가치에도 주목하고 있다. 영풍제지의 자회사인 하북산업개발은 2019년부터 공장 인근 부지를 개발 중인데 향후 땅값 상승은 물론 산업 단지로 분양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영풍제지는 아울러 평택시 팽성읍 송화리에 6000평 규모의 부지도 갖고 있는데 고덕 신도시 개발 특수에 따른 부동산 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여기에 영풍제지가 2020년 확보한 평택 인근 물류 창고도 알짜 부동산으로 평가된다.



제지 업체뿐 아니라 한국토지신탁(034830) 등 부동산 개발 업체도 영풍제지 인수에 나선 이유다. IPM 역시 하북산업단지 개발 가치를 높게 보고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설립된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 기업인 IPM은 영국 런던을 거점으로 한국과 미국·홍콩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등과 연합해 IPM코리아가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던 것도 인프라·플랜트 분야의 사업 시너지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IPM 등은 다만 제지 사업의 경험이 거의 없어 영풍제지 실사 이후에도 인수 컨소시엄 결성을 위해 제지 업체 등과 전략적 제휴 등을 논의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IPM 측이 제지 관련 기업이나 제지업 투자 경험이 있는 사모펀드(PEF) 등과 인수를 논의해왔다”면서 “컨소시엄을 꾸려 영풍제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영풍제지 실사를 진행 중인 인수 후보들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도자 측은 공장 및 부지 방문 일정 등을 고려해 인수 후보들에 충분한 실사 기간을 부여하는 한편 이달 말에는 본 입찰을 진행해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편 영풍제지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큐캐피탈의 투자금 회수 실적에도 이목이 쏠린다. 2015년 650억 원에 영풍제지 경영권을 인수한 큐캐피탈은 7년여 만에 3배가량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게 됐다. 지난해 4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14호) 결성을 마무리한 큐캐피탈은 조만간 신규 투자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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