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첫날 공식 일정을 주변 3강 외교로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일본·아랍에미리트(UAE)·중국·싱가포르 순으로 축하 사절단을 접견했는데 ‘국익 우선 외교’의 의중이 담겼다는 평가다. 한미 동맹 재건과 한일 관계 회복, 한중 균형 외교가 앞으로 3대 축이라는 얘기다.
윤 대통령은 10일 취임식을 끝낸 뒤 축하 사절단으로 방한한 각국 고위 외교 사절을 접견했다.
첫 면담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남편(세컨드 젠틀맨)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였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그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다”며 “미국의 여러 동맹 중에서도 한미 동맹은 가장 성공적인 모범 사례”라고 언급했다. 또 “오늘 이 청사에 첫 출근을 했고, 해리스 부통령의 부군께서 최초의 손님이시다”라며 환영 인사를 건넸다. 엠호프 변호사는 이에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대로 청와대가 개방된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고 화답한 뒤 “바이든 대통령께서 앞으로 5년간 긴밀하게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사절단에 이어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접견했다. 일본 외무상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일본 정계에 ‘곤란한 일이 있을 때는 하야시 대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조정 역할을 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양국 관계 발전에도 장관님께서 큰 역할을 해주시기를 기대하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에 “기시다 총리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총리를 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과 면담을 진행했다. 왕 부주석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평가 받는다. 왕 부주석은 이 자리에서 한중 양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오랜 친구라고 언급하면서 "시진핑 주석은 (윤) 대통령이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하고 초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외교 행보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윤 대통령이 미국·일본·중국의 순으로 3강 사절단을 접견했다는 점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동맹 가치를 최우선하고 한일 관계 복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한미 포괄적 전략 동맹을 강화하고 한일 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바탕으로 미래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중 관계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이념 편향 외교를 바로잡고 상호 존중에 기반을 둔 한중 관계를 구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주변 3강 외교는 한미 동맹 재건과 한일 관계 회복, 한중 균형 외교의 3대 축이 핵심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