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주민과 막걸리 마실 것"…文, 지지자 환영 속에 양산 입주

尹 취임식 참석 후 1,000여 명 환송 속에 서울 떠나

"감동적인 퇴임시 마련해줘… 시골로 가는 것 섭섭해 말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저는 해방됐습니다. 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5년 임기를 마치고 서울을 떠났다. “잊혀진 사람으로 살겠다”는 퇴임 후 계획대로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귀향했다.

문 전 대통령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정오께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역에는 1000여 명 가량의 지지자들이 문 전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사랑해요 문재인’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문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청와대 전직 참모들도 이날 문 전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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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임종석·유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이철희·강기정 전 정무수석, 윤영찬·윤도한·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 등이 문 전 대통령 환송에 나섰다. 또 김태년·홍영표·진성준·박주민·윤건영·최강욱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도 모였다.

문 전 대통령 내외가 도착하자 신지연 전 청와대 제1 부속비서관과 최상영 전 제2 부속비서관이 영접했다. 문 전 대통령의 지지자는 환호성을 내질렀고 문 전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는 어제 아주 멋진 퇴임식을 가졌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공식 행사도 아니고 청와대가 기획한 것도 아니었는데 제 퇴근을 기다리던 많은 시민이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해줬다”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그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될 때 약속드린 것처럼 원래 우리가 있었던 시골로 돌아간다”며 “제가 퇴임하고 시골로 돌아가는 것을 섭섭해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여사의 어깨를 감싸며 “잘 살아보겠습니다”고 한 뒤 서울역사 안으로 이동했다. 대통령 전용 열차인 KTX 특별동차가 있는 플랫폼에 도착하자 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맞이했다.

문 전 대통령을 새 주민으로 맞이한 평산마을 역시 축제의 장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온라인을 통해 평산마을 주민으로 전입 신고도 마쳤다. 평산마을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지지자들이 파란색과 흰색 풍선을 들고 문 전 대통령의 입주를 환영했다. 이들은 전날 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마지막 퇴근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대통령님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좋았습니다’, ‘당신의 국민이라서 행복했습니다’라는 손팻말을 흔들며 환호를 보냈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문 전 대통령은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평범한 일상을 살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반려동물들을 돌보고 농사를 짓고 가까운 성당도 다니고 길 건너 이웃인 통도사에도 자주 가면서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께서 주시는 차도 얻어 마실 것”이라며 “마을 주민들과 막걸리도 한잔 하고 시간 나면 책도 보고 음악도 들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또 “몸은 얽매일지 모르지만 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고 말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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