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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빅스텝에 밟힌 두나무…몸값 3조~4조 증발[시그널]

작년말 17조 이상 평가된 기업가치 큰 폭 축소

두나무 작년 영업익 3조 돌파 불구 코인값 급락 영향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업비트/사진제공=업비트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업비트/사진제공=업비트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업비트' 등을 운영하는 두나무의 몸값이 수개월 만에 최대 4조원 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스텝(0.50%포인트 이상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해 가상자산과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의 대주주인 카카오벤처스와 우리기술투자가 각각 보유 중이던 지분을 국내 대형 회계법인을 통해 매물로 내놓았다. 카카오벤처스는 1호 펀드를 통해 약 3.4%의 두나무 지분을 보유해 왔는데 최근 (주)카카오가 카카오벤처스를 흡수·합병하면서 해당 지분을 처분하려는 것이다.

업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카카오가 이미 두나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계열사가 갖고 있던 두나무 지분은 장외 시장에 내놓았고 일부는 사모펀드(PEF) 등이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는 사모펀드 운영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작년 말 약 15조원의 기업가치로 카카오벤처스의 지분 중 일부를 3000억원 가량 사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우리기술투자도 두나무 지분 7.4% 중 일부에 대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와 우리기술투자가 매각하려는 두나무 지분 규모가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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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금리 상승이 빠르게 진행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해 기술 기업과 코인 등 가상자산의 평가 가치는 급락하는 추세다. 두나무 역시 지난해 하반기 구주 거래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17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13조원대까지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기관투자가는 “최근 두나무 구주를 기존 보다 30% 할인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현재 가격도 변동 가능성이 적잖아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나무는 지난해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이 3조 7045억 원, 영업이익은 3조 2713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인 중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54% 하락하며 최근 3만 달러 (380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가상자산 플랫폼으로서 두나무는 천문학적 수익을 내고 있지만 코인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시장 침체의 영향을 피하지는 못한 셈이다.

최근 두나무 기존 주주들의 지분 매각 움직임이 가시화한 것은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 ‘재무적 투자자(FI)’인 두나무의 기존 주주는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원했지만 최근 증시 침체로 이른 시일내 상장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더욱이 두나무도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나무의 성장세가 워낙 긍정적으로 평가돼 투자 초기에 상장을 강제할 만한 계약 조건을 (투자사들이)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가상자산 관련 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는 두나무의 기업 가치가 다소 조정된 현 시점을 기회로 보고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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