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용산 집무실' 인근 시위 늘듯…경찰 대응책 고심

법원 집회 허용 결정에 당혹

교통 체증 등 시민불편 비상

경찰이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벌어진 1인 시위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경찰이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벌어진 1인 시위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인근 집회를 허용하면서 용산 일대가 집회와 시위로 혼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집무실도 집회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 범위에 포함된다는 논리로 집회를 불허해왔던 경찰은 법원 결정에 당혹해 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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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은 성 소수자 차별 반대 단체 ‘무지개행동’이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11일 일부 인용했다. 쟁점은 무지개행동의 집회 행진 경로 중 일부 구간이 윤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데 집무실이 집회가 불허된 대통령 관저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그동안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1조가 대통령 관저 100m 이내 옥외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아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된다고 보고 집회 금지 통고 처분을 했다. 반면 재판부는 ‘관저’의 사전적 의미와 집시법 11조 3호의 입법 취지 및 목적으로 고려해볼 때 집무실을 관저에 포함시켜 집회가 제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난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를 허용하면서 용산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의 결정 이전까지는 1인 시위만 허용됐는데 이번 판결로 대규모 집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용산 일대가 소음과 교통 체증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윤 대통령 취임 이튿날인 이날도 시민사회 단체와 시민들의 기자회견,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수년간 1인 시위를 하다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라 시위 장소를 옮긴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청와대와 달리 용산 집무실 인근은 직장인들과 유동 인구가 더 많아 집회에 따른 시민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대통령 집무실 인근을 관할하는 용산서 등 경찰 당국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경찰은 이미 불허했던 대형 집회의 금지 통고 철회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경찰 관계자는 “집시법에 따라 집회를 제한하는 게 불가능해진 만큼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상 최소한의 안전 활동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집회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을 면밀히 살핀 뒤 안전관리 등 세부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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