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참모 거리 朴 20분 → 文 5분 → 尹 10초…전화기엔 '핫라인' 버튼도

[효율·소통 강조한 윤석열 스타일]

정문 통과땐 경호문제로 공사 중단

현장 고려 지하주차장 통해 출근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9시께 서울 용산청사 지하 1층 입구를 통해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9시께 서울 용산청사 지하 1층 입구를 통해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9시 12분.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용산 청사에 도착한 장소는 지하 1층 입구다. 윤 대통령은 취임 다음 날인 11일 1층 정문으로 출근했지만 이날은 지하를 통해 5층 대통령 집무실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현장의 기자진을 만나 장관 인선과 관련한 간단한 질문을 받고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이 돌연 출근 경로를 지하 1층으로 택한 배경에는 공사 근로자들의 업무 효율 제고가 자리한다. 용산 청사는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예비비 의결이 늦어지며 아직도 집무 공간 마련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많은 공사 물품과 용품이 1층 입구를 통해 오간다.

출근 첫날 이를 본 윤 대통령이 “내일부터는 지하로 출근하겠다”고 경호처와 비서진에게 알렸다. 윤 대통령이 1층으로 출근을 하면 경호상 문제로 같은 층에서 공사하는 수많은 인부들과 공사 물품의 이동이 일시적으로 중지된다. 윤 대통령이 자신이 피해서 출근하는 방식으로 공사 근로자들의 업무를 도운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삿짐을 나르는 분들이 1층을 사용하게 해 이사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공식 업무에 돌입한 윤 대통령은 매일 ‘업무 효율성’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첫날 용산 청사를 방문해 대통령실 직원들을 향해 “국민이 다 함께 잘 사는 이 나라를 위해서 우리가 한번 신나게 일해보자”며 ‘일하는 대통령실’을 강조했다. 전날에는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정말 구두 밑창이 닳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업무 효율을 위해 역대 대통령실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공간을 조성했다. 용산 청사 5층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장실·국가안보실장실·경호처장실을 비롯해 5명의 수석비서관실이 나란히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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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집무실 전화기에 주요 참모의 직책이 붙은 이른바 ‘핫라인’ 버튼까지 준비했다. 같은 층에 있는 참모들은 윤 대통령이 핫라인으로 부르면 10초 안에 달려올 수 있는 업무 구조다.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 여민1~3관에 있는 수석비서관들이 호출을 받으면 대통령이 있는 본관까지 500m가량을 걸어가야 했다. 건물을 나오고 들어가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길면 20분까지 소요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업무 효율을 위해 여민1관 3층에 집무실을 마련해 업무 거리를 줄였다. 그래도 다른 건물인 여민 2~3관에 있는 참모들이 약 45m 떨어진 1관 3층까지 가려면 길게 5분은 소요됐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은 백악관 웨스트윙 식 구조를 참고해 같은 층에 비서실과 수석비서관실을 조성하면서 역대 최고의 업무 공간을 만들었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을 향해서도 주요 사안에 대해 반론을 포함한 의견을 격의 없이 전달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요식과 절차 등 비효율적인 절차보다 효율을 끌어내는 업무 방식을 추구하신다”고 전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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