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하늘색 넥타이를 맨 뒤 야당 의원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을 시각적으로 내세운 것으로 ‘협치’의 뜻을 강조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약 14분 40초간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에 대해 연설했다.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첫 박수가 터져 나오는 등 총 18번의 박수가 나왔다. 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손뼉을 쳤고 민주당 의원들은 차분히 지켜봤다.
본회의장에서는 국회의장에 대한 인사를 빠뜨린 뒤 뒤늦게 수습하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국회에서 본회의장 단상에 오르내릴 때는 통상적으로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에게 예를 표한다. 윤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와 정면을 향해 허리를 숙인 뒤 민주당 의석 방향을 향해서도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박병석 의장에 대한 인사를 빠뜨린 채 연설을 시작하려 하자 박 의장이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시죠”라고 웃으며 말을 건넸다. 윤 대통령이 몸을 돌려 박 의장에게 인사하자 장내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일일이 악수했다. 본회의장 출입구까지 다다른 윤 대통령은 다시 발걸음을 뒤로 돌려 민주당 의원들에게 향했다. 윤 대통령은 시종일관 웃음을 지으며 약 5분 동안 본희의장 이곳저곳을 누볐다.
윤 대통령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할 때 앞서 입장할 때 인사를 나누지 못했던 민주당·정의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이인영·황희 의원 등도 윤 대통령과 고개를 끄덕이거나 웃으며 인사했다. 정청래 의원 등 야당 일부 의원이 윤 대통령의 시선을 외면하며 악수를 거부하는 장면도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