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송종호의 여쏙야쏙]‘이준석 성상납’ 의혹보다 ‘박완주 성비위’에 더 민감하나

<42>박완주 이어 줄줄이 민주의원 의혹 제기에

지선 승리 자신하며 등판…이재명 효과도 힘못써

사과 하루만에 돌변…이준석 맹공 퍼붓는 민주당

‘반성없는 민주당’ 프레임은 부담…추이 예의주시

박완주 기사 보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박완주 기사 보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오늘 민주당 비대위에서는 박완주 의원의 제명 건을 의결했다. 사유는 당내 성비위 사건 발생에 당차원의 처리라고 말씀드릴수 있겠다. 2차 가해 방지와 또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세내용은 밝히지 않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언론인들의 협조를 추후에도 당부 부탁드린다”(5월12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브리핑)

“첫번째 안건으로 박완주 의원 제명의 건이 상정됐다. 지난 5월12일 비대위에서 박 의원에 대한 제명 의결 있었으나 정당 소속 국회의원을 제명할 경우 정당법에 따라 의총에서 재적의원 과반 이상 의결이 필요해, 의총에서 정해진 법과 당헌당규 따라 박완주 국회의원 제명이 의결됐다…추가적으로 국회윤리특위 징계 상정 요구있는 상황 속에서 절차 밟아가고 있다”(5월16일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브리핑)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회의 직후 이 같은 신현영 대변인의 브리핑에 기자들은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 박완주가 맞나”“진짜, 무슨” 말그대로 돌발상황이었습니다. 3선 박완주(충남 천안을) 의원은 천안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 입학해 1989년 성균관대 부총학생회장을 지냈습니다. 천안으로 돌아온 뒤에는 노동운동을 하다 2000년대 초반 정계로 진출해 2004년부터 이기우 전 의원의 보좌관을 맡았고, 2010년 지방선거에선 안희정 전 충남지사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참가해 공보본부장 겸 대변인직을 수행했습니다. 이후 안희정계로 불리우게 됩니다.

2번의 실패 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직전 송영길 당 대표 체제에선 정책위의장을 지냈습니다. 합리성을 갖춘 의원으로 평가받던 박 의원이 성비위로 제명됐다는 소식에 민주당의 한숨은 길게 이어졌습니다. “왜 정신을 못차릴까” “망조다. 왜 그렇게들…”다양한 평가들이 오간 가운데 “이러다가는 지선은 해보나 마나한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몰려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해밸트’ 구축 이재명 등판에도 박완주’에 흔들리나


지난해 4·7재보선 완패에 이번 대선 패배까지 민주당에 적신호는 계속 켜져있습니다. 6·1지선은 윤석열 정부 출범 뒤 20여일만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더욱 어려운 선거가 될 상황입니다.

그랬던 민주당은 사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원톱으로 세웠고, 지난 8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민주당이 정권교체의 악조건 속에도 과반 승리를 목표로 한 데에는 이른바 ‘서해벨트’ 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나름의 계산이 있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지난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지난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의 출마 효과를 극대화하며 경기·인천에서 승리하고,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여세를 몰며 충남북과 대전·세종, 텃밭인 호남까지 사수하면 과반 승리가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의 희망섞인 관측이었습니다. 실제 초반만 해도 ‘정권안정론과 정권견제론’의 성격이 강했던 지방선거가 이 위원장의 출마로 ‘이재명이냐 반(反)이재명이냐’싸움으로 바뀌었습니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해온 지방선거 특성상 민주당과 이 위원장 지지층이 대거 결집해 지방선거에 투표하면 승산이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박 의원 제명조치 일정이 포함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1주일 만에 10%포인트가 내려 앉았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1주일 전보다 5%포인트 오른 45%, 민주당은 31%로 조사됐습니다.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경기도지사 후보 여론조사에선 박 의원 제명 이후 특히 여성들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 됐습니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여성 응답자 비율이 같은 기간 45.4%에서 39.6%로 5.8%포인트 줄었습니다. (13~14일 경기도 18세 이상 남녀1010명 대상 조사)

전체 여론조사에서 김동연 후보가 38.1%, 김은혜 후보가 40.5%로 오차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서 5.8%포인트의 여성 응답자의 이동은 이재명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마저 이번 지선에서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런 이유에서였을까요. 이재명 위원장의 발언 기류도 바뀌었습니다. 이 위원장은 16일 라디오(YTN)인터뷰에서 “수도권을 한 곳이라도 이긴다면 승리라고 본다”며 “호남만 제대로 지켜도 다행이다 싶을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던 모습이 자신했던 모습이 8일만에 바뀐 셈입니다.

밀리면 끝장 “이준석 대표 성상납 의혹”부각…공세 전환


연신 고개를 숙이던 민주당도 더이상 밀리면 안된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박지현·윤호중 공동위원장은 박 의원 제명조치가 있던 12일 즉각 “피해자께서, 국민들께서 됐다고 하실 때까지 계속 사과하겠다”고 언급했지만 하루 만인 13일 국민의힘을 향해 공세로 전환했습니다. 대국민 사과를 한 만큼 공세모드로 전환해 이슈의 확산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이날 이후 사과보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징계와 관련한 공격모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가졌지만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사과 발언은 일절 나오지 않았습니다. 특히 윤리특위 제소 등 실질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지적에 박지현 위원장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성 상납 의혹 및 증거 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며 “민주당은 그나마 수술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라고 지적했고, 이어 “국민의힘도 최소한 조치는 해야 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쏘아 붙였습니다. 아래는 이날 박 위원장의 관련 발언입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성형주 기자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이준석 대표를 징계하라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도 공직자 비위 척결에 동참할 것을 강력이 촉구한다.

이준석 대표는 성상납 증거 인멸 의혹을 받고 있지만 징계절차를 지선 이후로 미룬다고 한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 또한 해당 사건의 징계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수술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다.

국민의힘은 우선 이준석 대표를 징계하십시오. 민주당과 같은 수술을 개시해야 한다. 최소한 그 정도 조치는 해야 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


이재명 위원장도 당일 선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 제명과 관련해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을 뿐 직접적인 사과는 피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12일 충남지사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지도부가 머리를 숙여 사과하는 연단에도 빠져있었습니다. 지선 총괄을 하는 당사자로서 성비위 사건을 지선과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박 위원장이 이준석 대표를 끌어들여 공세에 나선 것도 수세적으로만 일관해서는 지지층 이탈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보입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제명까지 결정하는 등 발 빠른 대처로 사과까지 했는데도 계속 성비위 이슈에 끌려가면 지선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당 안팎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데 있습니다.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발언과 이어진 2차 가해, 은폐 압력 의혹과 함께 김원이 의원 보좌관의 직원 성폭행 및 2차 가해 의혹이 나온 상황에서 다시 박 의원의 보좌관 성비위 사건까지 드러나면서 ‘무반성’의 민주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수세보다 공세 전환이 지지층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까요. 결과는 모릅니다. 다만 지난해 재보선과 이번 대선 패배 요인중에 ‘반성없는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이 재가동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억울한 평가겠지만 최근 페이스북에 게재된 윤성식 고려대 명예교수의 글을 일부 인용해 봅니다. 윤 명예교수 글의 요지는 민주당은 ‘더 도덕적이고 더 가혹한 잣대에 적응해야한다’는 겁니다.

국민은 민주당에게 훨씬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절대 공정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간사회를 보면 곳곳이 공정하지 않습니다. 어느 직장도, 어떤 모임도, 어떤 단체도 공정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많은 가정에서도 부모도 자식에게 공정하지 않고 자식도 부모에게 공정하지 않습니다. 유권자도 공정하지 않습니다. 공정하지 않은게 인간의 본성입니다.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하기도 하고, 과거의 일은 쉽게 잊어버리기도 하고 ….

민주당은 몇 배 더 청렴하고 몇 배 더 올바르고 몇 배 더 도덕적이어야합니다. 국민은 민주당에게 훨씬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국민의 힘 당, 너희는 우리보다 훨씬 더 심했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합니다. 국민은 그런 방식으로 사고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검찰의 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우리 사회의 힘의 균형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국민에게 어떻게 호소해야 더 효과적일까. 시장은 어떻게 작동할까’ 등을 보다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다수당 다운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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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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