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투자의 창] 인플레 변동성장에서 주가 기대수익률이 오르려면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가 상승의 속도가 가파르다. 주유소의 연료 가격은 수시로 바뀌는 느낌이고 시장 물가도 장을 본 직후 다른 소비에 영향을 줄 만큼 부담스럽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경제활동에 제약이 많았다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은 얼마 전까지 이어졌다. 사적 모임을 자제하고 가급적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물가가 상승했다지만 실질 체감 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돼 실질 경제활동이 예전처럼 증가할 경우 바뀐 물가 환경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은 우리 주변에 가까이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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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되자 정책 당국도 신속한 대응을 시작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은 정책 금리를 빠르게 인상시켜 과열된 경제 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화정책의 변화는 주식시장의 투자 심리를 더욱 냉각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금리의 절대적인 수준은 낮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금리가 상승한 것에 주가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다양하고 그 중 채권과 상대 비교를 하는 상황에서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기업의 내재 가치와 영업 가치를 합산해 적정한 미래 가치를 계산하기도 하고 현금 흐름에 적정한 할인율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미래의 배당을 추정하고 자기자본비용을 할인해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도 있다. 다양한 가치평가 모델이 있는데 자산 배분 관점에서는 주가의 기대수익률과 무위험채권의 수익률을 비교하는 일드갭 방식을 통한 적정가치 산출도 또 다른 방법이 된다. 현재 주식시장이 금리 상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의식해 통화정책 변화의 가능성이 채권시장에 영향을 줘 시장금리가 오르면 무위험채권 수익률이 상승한다. 이는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는 뜻으로 채권 자산이 저평가돼 매력이 생겼다는 것을 뜻한다. 더 나아가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 시장금리가 폭등하면서 주식의 가치는 어정쩡한 위치에 서버리게 된 것이다. 시장금리가 상승해도 주가의 가치가 보존되기 위해서는 주가 기대수익률이 올라야 한다. 주가 기대수익률이 상승할 수 있는 조건은 기업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거나 주가가 일정 수준 하락해 저가 매력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은 실적 전망이 상향되기보다 주가가 후퇴하는 악순환을 경험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는 우선 가격 상승에 반응하는 것이 첫 대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 경제 심리가 약화되고 침체 국면에 접근하면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바른 선택이 될 것이다. 이후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모멘텀이 개선될 때 저평가된 주식 투자로 바통이 넘어갈 것이다. 우리는 상당히 어중간한 시간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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