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한 가운데 연일 안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정씨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저도 300조 진짜 찾고 싶은데 독일 검찰에 독일 변호인이 연락해보니 '한국 의원님에게 비자금 관련 서류 준거 없다'고 했다"고 주장하면서 "있을리가 없다. 비자금이 없으니까"라고 적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은닉재산이 300조원이라고 말한 사실이 한 번도 없다"면서 "가짜뉴스에 맞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또 "박정희 정권의 18년간 통치자금에 대해 1978년 10월31일 미국 의회에 보고된 프레이져 보고서는 최초 8조5000억원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이 통치자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최대 300조원 정도"라면서 "최순실 재산의 뿌리가 박정희 불법자금에서 기안했을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같이 보고 같이 찾아보자. 혼자만 찾지말라"며 "그리고 '비자금 있다'는 식의 서류 받으신거 있으시면 저도 좀 달라"고도 했다.
정씨는 또한 "정치적 이념 하나 때문에 아님 말고식 허위사실 유포로 갖 20살된 국민 인생 하나 박살내놓고 야만이라니. 야만이 멀리있나"라며 "의원님이 300조 비자금 찾아오실 때까지 쫓아다니면서 300조 얘기할 것이다. 아니면 비자금 관련해서 남자답게 인정하고 사과하라. 그럴 용기도 없겠지만"이라고 했다.
정씨는 지난 1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의원님 '300조 발언'은 하기도 한 거지만 안했다 치더라도, 300조가 아니건 맞건 그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며 "없는 비자금을 있다고 한 게 문제"라고 안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정씨는 또한 "300조 아니라고 했다고 장땡이 아니다"라며 "훔친 적 없는 사람한테 훔쳤다고 소문내고 다니다가 '얼마라곤 안했는데요?' 하면 그게 무죄냐? 그래서 백만원은 찾았는가"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정씨는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을 찾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안 의원,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를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김세의 대표, 강용석 변호사와 동행한 정씨는 "2016년 후반부터 대통령 비선실세 파동 정국에서 저에 대한 아니면 말고 식의 무차별 허위 폭로가 이어졌지만, 저는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됐다"며 "이제 세상에 억울함을 밝히고자 용기를 냈다"고 고소 취지를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안 의원이) 정씨 가족이 300조원을 해외에 숨겨놨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퍼뜨렸다"며 "이제 와서 '말도 꺼낸 적 없다'며 발뺌하고 있는데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는 "제 인생이 망가지게 된 것은 국회의원들의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 유포와 최소한의 확인 없이 받아 적은 언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