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사망한 사람 가운데 10세 미만 소아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중증화율과 사망률은 고령층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이례적으로 소아 사망률 역시 높게 나타났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가 지난 17일 집계한 15일 오후 6시까지 기준 누적 사망자 50명을 연령별로 보면 61세 이상이 17명(3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세 미만이 8명(16%), 11~20세와 51~60세가 각각 7명(14%)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17일 0시 기준) 가운데 9세 이하는 0.09%(21명)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망자들이 코로나19 관련이 맞다는 전제하에 이는 매우 예외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북한에서는 평소 BCG(결핵 예방 백신) 등 영유아에게 꼭 필요한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영양상태도 열악한데, 그런 점들이 소아 사망률을 높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입원 및 약물치료 접근성이 낮아 소아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는 폐나 하부 기도가 아닌 상부 기도에서 감염과 복제가 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교적 기도가 좁은 어린이의 경우 호흡곤란 등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증상의 관리에는 감기약과 진해거담제, 해열진통제 등이 필요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정치국 협의회에서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한 점을 고려하면, 약품 공급이 주민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지난 16일 북한에 방역 협력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했지만 아직 북한의 응답은 없는 상태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아직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는 데 여러 정무적인 고려가 있다는 부분을 이해해 줘야 한다"며 신속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