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단'과 대립각을 세우며 친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되는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자신의 인사이동 사실을 전하면서 “홍어좌빨이라는 일부 진영에서의 비아냥이 오히려 영광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임 담당관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어좌빨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본관이 나주이니, 전남 나주가 선조의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이기는 한데, 본적이 경북 영일군이고, 부마항쟁의 빛나는 역사를 가진 부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그런 말이 처음엔 아주 어색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덕분에 지역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셨던 아버지가 반성의 뜻깊은 시간을 가지게 되셨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 하루 만인 이날 곧바로 검찰 핵심 조직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정권에서 좌천성 인사를 당했던 이른바 ‘윤석열 사단’ 검사들은 대거 요직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반면 임 담당관 등 지난 정권에서 친정부 성향으로 승승장구했던 일부 검찰 간부들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임 담당관은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로 이동한다. 사실상 좌천성 인사로 평가된다.
임 담당관은 “고등학생 시절, 등하굣길이 부평동, 대청동, 남포동 언저리라 부산 카톨릭회관 근처에서 벌어진 시위를 몇 번 본 적이 있다. 카톨릭회관에서 광주 5·18 사진전을 한다는 소문을 접했는데, 그때, 광주 5·18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면서 “뒤늦게 하나둘 알아갈수록 홍어좌빨이라는 일부 진영에서의 비아냥이 오히려 영광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도한 역사의 강물이 암초를 만나 역류할 때, 그 역류에 편승하지 않고 바다로, 바다로, 피 흘리며 나아간 위대한 사람들이 있었다”라며 “저 역시 시대의 역류를 혹여 마주하더라도 편승하지 않고 바다로, 바다로 씩씩하게 나아가겠노라고 다짐한다”라고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임 담당관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대구지검으로 출근한다”며 “대구도 한번 근무하고 싶었는데, 기어이 가게 되었다. 친정인 부산과 아버지 고향인 포항이 멀지 않다. 기쁘게 이사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좌천성 인사에도 검찰을 떠나지 않고 남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9일 한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이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민주당에서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5년간을 꼭 잘 버텨주시라. 중간에 그만두실 생각 전혀 없으시죠”라고 묻자 임 담당관은 “추호도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임 담당관은 최근 정기 검사적격검사에서 '심층 적격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대검의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적격심사위원회에서 부적합 결정을 내릴 경우 강제로 퇴직해야 할 수도 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의 신분 보장, 그 진수를 보여줄 각오를 계속 다져왔다"며 "잘 감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