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011170)이 탄소 감축 성장을 추진하며 2030년 매출 50조 원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신성장 동력인 수소·배터리 소재 사업에 2030년까지 총 1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미국에서 배터리 소재 투자를 대폭 강화하며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1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기업 슬로건으로는 ‘Every Step for GREEN’을 제시했다.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종합 화학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부회장은 “수소에너지, 전지(배터리) 소재, 리사이클·바이오플라스틱 등 그린(친환경) 사업 확장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할 것”이라며 “동시에 에너지 효율 개선과 탄소포집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도입 등 중장기 투자를 통해 탄소 감축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사업별로 보면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사업에 총 4조 원을 투자해 연 매출 5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배터리 시장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급성장하는 만큼 올해 상반기 중 현지 배터리 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금 중 60%가량을 미국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내 배터리 셀 제조 공장 근접지에 배터리 소재 공장을 건설하고 배터리 제조사에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한다는 복안이다.
김 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셀) 기업들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에 배터리 소재를 대규모로 공급할 대형 기업이 별로 없다”며 “2024~2025년에는 미국에서 배터리 소재가 공급돼야 하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사업에 2030년까지 총 6조 원을 투자해 120만 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활용해 연 매출 5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사와 연내 합작사를 설립해 수소 충전소 사업과 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네트워크와 투자 여력, 풍부한 글로벌 프로젝트 경험 등의 강점을 살려 생산 설비 투자부터 운송·유통에 이르는 인프라 구축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와 배터리 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기 위해 3월 ‘수소에너지사업단’과 ‘전지소재사업단’을 신설했다. 수소에너지사업단은 황 대표가, 전지소재사업단은 이영준 첨단소재사업 대표가 단장을 겸임한다. 김 부회장은 “사업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데 롯데케미칼의 친환경 사업 역량을 한 곳으로 모아 속도감 있게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사업에는 2030년까지 총 1조 원을 투자해 사업 규모를 100만 톤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물리적·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통해 재활용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2030년까지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매출을 2조 원 규모로 키울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이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비전도 공개했다. 롯데케미칼은 에너지 효율 개선과 탄소포집기술 적용 확대, 수소·신재생에너지 도입 등을 통해 203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5% 저감하고 2050년에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