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교육기업이 어린이용 중국어 교재에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에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1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국은 지속해서 김치의 기원을 파오차이로 억지 주장을 펼치는데, 한국 내 다양한 분야에서 ‘파오차이’ 표기가 계속 적발돼 걱정”이라고 전하며 교육기업 대교가 제작한 어린이용 중국어 교재 ‘차이홍 주니어’ 사진을 게시했다. 이 교재에는 김치가 파오차이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교육기업은 국가적 현황에 대해 더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며 “이런 상황은 중국에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파오차이는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한 중국 쓰촨(四川) 지역의 절임 식품으로, 중국은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다. 중국은 김치도 파오차이의 한 종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의 ‘김치 공정‘에 대응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한 바 있다.
이 같은 김치의 중국어 표기 문제는 올해만 해도 수차례 발견 됐다. 지난달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작한 영상에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식약처는 “김치에 대한 잘못된 표기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문제가 된 해당 동영상은 즉시 삭제 조치했다”고 사과했다.
또한 국내 유명 베이커리에서 신제품 ‘납작김치고로전’(泡菜炸煎餠)을 내놓으면서 해당 상품의 중국어 이름에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 제주관광공사 등 한국의 공식 관광 사이트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된 사례도 8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개정된 표기인 ‘신치‘가 홍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서 교수는 “문체부도 다른 정부기관 및 지자체, 기업, 민간부문 등에 ‘신치’ 표기에 관한 적극적인 홍보를 더 해야만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