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I그룹이 사모펀드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전남 지역 중소형 조선사인 대한조선을 인수한다. 대한조선은 2009년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개시 이후 13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이날 KHI그룹 컨소시엄과 2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했다. 재무적 투자자(FI)로는 한국금융지주(071050) 산하의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와 SG PE가 참여했다.
대한조선은 2015년 회생 절차 종료 후 산업은행과 경영 정상화 약정을 맺고 채권단 관리 아래 구조 조정을 진행해왔다. 대한조선은 전남 해남에서 중형급 유조선 및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산은이 한진중공업과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에 이어 대한조선까지 새 투자자를 찾아 넘기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중소형 조선사들의 구조 조정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던 SPP조선은 청산이 결정됐고, 한진중공업은 동부건설(005960) 컨소시엄이 지난해 9월 인수를 마무리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은 작년 말 HJ중공업(097230)으로 회사명을 바꿨다.
앞서 스토킹호스(가계약 후 경쟁 입찰) 방식의 매각 과정에서 우선매수권자로 선정됐던 KHI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케이조선에 대한조선까지 품게 돼 두 곳의 중형 조선사를 경영하게 됐다. KHI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손잡고 케이조선을 2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KHI그룹은 두산 출신인 김광호 회장이 투자회사인 KHI인베스트먼트를 주축으로 모나리자·쌍용씨앤비·엘칸토 등을 사고팔며 사세를 키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