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미 정상회담]韓美 '한반도 비핵화'→'北 비핵화'…'전술핵 재배치' 여지 두나

尹 "바이든과 北 완전 비핵화 목표 확인"

김성한 안보실장 "북한의 비핵화 의미"

한미 정상 한반도 대신 북한 비핵화 사용

북핵 위협 커질 땐 美 전략자산 전개 여지

尹·바이든, 핵 포함한 방어역량 사용 공약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TV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용산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미) 두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저는 바이든 행정부와 긴밀히 공조해 한반도의 평화를 확고히 지키면서 북한이 대화를 통한 실질적인 협력에 응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서 밝힌 비핵화의 용어가 ‘한반도’가 아닌 ‘북한’으로 쓴 것을 두고 양국이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강한 대처를 예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과 대화에 나섰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와의 정상회담 당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 4개항의 합의사항이 담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후 북핵과 관련해서는 ‘한반도비핵화’라는 단어를 써왔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이를 ‘북한 비핵화’로 썼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제가 볼때는 소위말하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과거 6자회담이라든지 성명 문헌들을 보더라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있다”며 “또 북한이 즐겨쓰는 (표현도)조선반도의 비핵화(Denuclearization of KOREAN PENINSULA)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양국 정상이 담은 성명에 대해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의미한다”고 못 박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



양국 정상이 한반도비핵화 대신 북한의 비핵화를 발표하면서 일각에서는 한미가 북핵 위협이 커질 경우 미국의 핵 전략자산이 전개될 여지를 열어놨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1991년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 철수 이후 우리나라에 핵무기가 배치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 ‘한반도 비핵화=북한 비핵화’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핵 전략자산이 우리나라에 전개 또는 배치되는 상황을 감안. 미국의 핵우산과 확장억지력 제공까지 포함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사용했다. 그런데 이날 양국 정상이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북한 비핵화’라는용어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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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한층 높은 수준의 북핵 대응을 예고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여 미국의 확장억제 제고 방안을 확보함으로써 국민들의 안전한 삶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상 차원에서 처음으로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포함 모든 방어 역량을 사용하여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고 구체적으로 공약했다”며 “한미 간 조율을 통해 필요시 미국의 전략자산의 적기 전개 등 추가적인 조치 모색한다”고 설명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핵 위협이 고조되고 하면 여러 논의 중에 하나인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문제도 어젠다(의제)안에 포함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핵무기는 전략핵과 전술핵으로 나뉜다. 전략핵은 적대국과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도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전략핵을 ‘사용할 수 없는 무기’(unusable weapon)로 부르기도 한다. 반면 전술핵은 작은 규모의 지역에 상대적으로 적은 인명피해를 내는 소형 핵미사일 또는 핵지뢰 등을 말하며, 사용 가능한 무기(usable weapon)로도 부른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대선 당시 토론에서 "핵공유는 현실성이 없다고 늘 주장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경우 기자·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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