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원전동맹’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자력발전 관련 주식이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육성 정책에 한·미 간 소형모듈원자로(SMR) 공동 개발 소식에 주가 상승 모멘텀이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SMR은 대형 원전과 비교해 10~20분의 1 크기인 소형 원전이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SMR 시장이 2035년까지 연간 15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전날보다 4.04%(800원) 오른 2만600원에 마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 한미 양국의 원전동맹 가능성이 점쳐지며 주가가 상승했다. 다른 원전 관련주도 들썩였다. 한전기술과 한전KPS도 각각 6.49%, 5.78% 상승 마감했다. 비에이치아이(12.93%)와 우리기술(9.09%)은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원전주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은 “신형 원자로 및 SMR의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한국이 참여하고 한·미 원전 기술 이전·수출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에도 합의했다.
한·미 간 원전동맹은 중국과 러시아에 뺏겼든 글로벌 원전 주도권을 되찾아올 기회로 평가받는다.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시공 기술과 기자재 생산능력, 미국의 원천기술을 합할 경우 세계 시장 재탈환이 무리한 목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SMR은 향후 150조 원 대 시장이 형성될 전망으로 국내 원전 기자재 업계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특히 주목받는 기업은 SMR사업을 선점한 두산에너빌리티다. 2026년까지 연 평균 4800억 원의 SMR 수주의 단기 목표를 제시했으며 2026년 이후 중장기 목표는 연평균 1조7000억 원이다.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향후 25%까지 끌어 올긴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이런 포부는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SMR 제작 착수 협약을 맺는 등 협업 기대가 커지면서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SMR 선도 기업 중 하나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원자력 발전 시장 1위는 러시아지만 한국 역시 만만치 않은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라며 “5년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요구가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