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개딸’ 외치는 혐오 정치로는 정당 존립 어려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2030세대 여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20일 집회를 열고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위원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 처리에 비판적이고 당내 성 비위에 엄정 대응해 지방선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박 위원장의 휴대폰에는 “내부 총질 그만해라“ “사퇴해라” 등의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데도 이 위원장은 ‘개딸’ ‘양아들(양심의 아들·이 위원장의 2030세대 남성 지지층)’ 현상에 대해 “세계사적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민주당 출신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민주당 복당 신청을 철회하며 “개딸에 환호하는 모습은 슈퍼챗에 춤추는 유튜버 같다”고 개탄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수 국민의 생각도 양 의원의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월 첫째 주 41%였던 민주당 지지율은 5월 셋째 주 29%로 추락했다. 여론조사 업체 에스티아이가 19~20일 실시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지율 조사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이 위원장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약간 밀린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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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민심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거대 야당이 압도적 과반 의석을 앞세워 검수완박 법안 등을 밀어붙인 것도 모자라 혐오 정치와 편 가르기 정치에 계속 기대려 한다면 정당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2030세대 남성의 높은 지지에 취해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여야가 열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팬덤 정치’의 굴레에서 빨리 벗어나야 의회민주주의의 위기를 막을 수 있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과오를 반성하고 환골탈태해야 수권 정당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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