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질병관리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발열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향후 원숭이두창 노출자에 한해 사람 두창 백신 접종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4일 질병청에 따르면 5월 이후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이 아닌 미국·유럽 등 18개국에서 감염과 의심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숭이두창은 나이지리아·카메룬·콩고 등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에서 발생하는 풍토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는 상황에서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현재까지 원숭이두창의 국내 발생 사례는 없으나 국내 유입에 대비해 해외 발생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해외 여행 증가와 원숭이두창의 잠복기(6~13일, 최장 21일)를 고려해 입국 시 모든 여행객을 대상으로 발열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겠다는 설명이다. 향후 세계보건기구(WHO)와 공조해 해외유입 관리 강화조치들도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WHO가 공중보건위기를 평가해 공중보건위기 선언이 되면 이에 따른 검역절차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질병청은 인구 전체에 대한 두창 백신 접종은 없지만 원숭이두창 노출자를 대상으로 두창 백신 접종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에 노출된 이후 4일 이내에 두창 백신을 접종할 경우 감염 예방 효과가 있고 14일까지는 중증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두창 백신의 제한적 사용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두창과 원숭이두창은 서로 같은 과에 속해 사람 두창 백신을 접종해도 원숭이두창에 대해서 효과가 나타난다. 두창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약 85%로 알려져있다. 다만 이 단장은 “원숭이두창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구 전체에 대한 당장의 사용 계획은 검토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에 대비해 진단 체계를 미리 구축해놓았다고 설명했다. 진단검사법은 실시간 유전자검사법(Realtime-PCR)으로 100개 정도 바이러스까지 검출 가능한 검출 민감도를 가지고 있으며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 신속히 환자를 감별함으로써 유행을 효과적으로 차단 할 수 있는 체계를 미리 갖춰놨다는 설명이다.
원숭이두창은 감염될 경우 38도 이상의 발열을 보이고 오한·두통·림프절부종·얼굴을 시작으로 손, 발에 퍼지는 수두와 유사한 수포성 발진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질병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원숭이두창은 자연 회복되나 약 1~10% 정도 사망하고 주로 소아에서 사망 사례가 보고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