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트 부산관에서 5월 11일(수)부터 '김환기: 시(詩)와 노래'展이 열렸다.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수화(樹話) 김환기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의 전통 기물을 소재로 자신만의 조형성을 발현했던 김환기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며 1950년대부터 후반기까지 이어지는 작업 과정에 주목한다. 김환기는 항아리, 매화, 문화재와 같이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기물들의 외형적 형태를 그리고 더 나아가 산과 달,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자연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전시의 대표 작품인 ‘정원'(1957), '무제'(1958)는 그가 파리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파리 시기(1956~1959)에 고향을 그리워하며 탄생한 것으로 간결한 선과 형태, 조형성이 드러나는 구도와 배치를 통해 반-구상 형태에 집중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 외에도 뉴욕 시기(1963~1974)에 해당하는 '산월'(1964)과 '24-VI-69 #80'(1969)에서는 서정적 색감이 두드러지며 재료와 기법을 향한 작가의 탐구와 예술가로서의 몰입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년도 미상의 다수 드로잉 작품들은 김환기가 한평생 연구하고 실험했던 과정을 보여준다. 이로써 세간에 널리 알려져 사랑받아 온 대표 작품과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드로잉 작업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작가 특유의 화법이 정착하기까지의 세월을 전한다.
김환기는 ‘시’의 정신과 노래에 대한 에세이를 다수 남겼다. 예술에 노래가 담겨야 할 것을 강조하며 1950년대 전후 드로잉 습작에도 시처럼 생략을 거듭하는 경향을 보인 바 있다. 본 전시명인 ‘시와 노래’ 역시 특정 작업 시기에 드러난 예술가로서의 김환기의 정서를 담아 기획되었다.
한편, 서울에 위치한 서정아트 본관(강남)은 2022년 올해 확장 이전하여 각종 해외 컬렉션과 국내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또한, 동시대 작가들과의 기획전도 활발히 진행중이며 다가올 6월 17일에는 정다운, 최은정 작가 2인전 ‘파사주: 인공낙원’전이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