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휴전을 재촉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 대다수가 “전쟁이 장기화한다 해도 영토 양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가 이달 13~18일 우크라이나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82%가 이같이 답했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 중 10%는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위해 영토를 양보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고, 8%는 결정하지 못했다. 특히 러시아 점령 지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의 77%도 영토 양보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현재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는 응답자 중 19%만이 협상을 위한 영토 양보에 동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3개월째로 접어들자 서방 국가들은 양국의 휴전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얻으려 하지 말고 조속히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최근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동시에 평화 회담도 시작해야 한다"라며 "미국을 비롯한 모든 당사국이 얼굴을 맞대고 즉각적인 휴전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정부는 영토를 조건으로 한 평화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22일 "러시아에 영토를 넘기는 것을 대가로 한 휴전 협정은 없을 것"이라며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으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