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보험사 요양산업 가능성 보여준 KB손보…도심 속 요양원 장점↑

개소 1주년 맞은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가보니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외관 모습. 사진 제공=KB손해보험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외관 모습. 사진 제공=KB손해보험




“입소자 분들이 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거실을 중심으로 침실을 배치하고, 가구와 자재도 신경썼습니다. 입소자가 시설이 아니라 우리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심리적 환경을 조성한 것이죠.”(이미숙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원장)

최근 방문한 서울 서초구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요양시설은 외관부터 딱딱한 시설이 아닌 집과 같은 아늑함이 느껴졌다. 원하는 경우 우유나 신문도 배달 받을 수 있고, 도심에 위치해 있어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면 가족과 친구들도 퇴근길에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위치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요양시설 대면 면회가 불가했지만, 5월부터 대면 면회가 허용되면서 이날 1층 면회 공간에는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난 입소자가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KB손해보험은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보험사 중 처음으로 요양산업에 진출했다. ‘인간중심케어’를 모토로 집과 같이 편안한 요양시설을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1호 위례빌리지에 이어 2호인 서초빌리지를 설립했으며, 3호 은평빌리지는 2023년 하반기 개소할 예정이다. 서초빌리지는 오는 26일 개소 1주년을 맞았다. 은평빌리지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요양시설’ 컨셉으로 지역 주민을 위한 어린이 도서관과 스터디 카페 등도 자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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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내부 생활공간 모습. 사진 제공=KB손해보험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내부 생활공간 모습. 사진 제공=KB손해보험


도심 속에 위치한데다가 KB금융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만큼 서초빌리지의 인기는 뜨겁다. 서초빌리지의 정원은 80명인데, 모든 대기가 당장의 입소를 전제로 하지는 않지만 현재 대기 인원은 500명에 달한다. 누구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요양시설인 만큼 입소 자격은 독립적인 일상생활 수행이 곤란해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만 입소할 수 있다. 이상욱 KB골든라이프케어 사업개발본부장은 “KB금융그룹 고객들에게 메리트를 준다면 일반인들의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VIP고객이라고 하더라도 예외없이 평등하게 선착순으로 받고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이 요양시설 입소와 관련해 보험가입 또는 별도 상품가입 등을 하고, 이를 활용해 시설에 입소할 수 있는 형태 등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초빌리지에서는 60대 후반부터 90대까지 남녀 어르신들이 병환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닛별로 모여살고 있다. 맞춤 식단도 제공되며 다양한 단체 교육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미숙 원장은 “시설 투어를 오시는 분들에게 입소자분이 ‘여기 좋으니 꼭 오라’고 말하는 경우도 많은데, 입소자들이 만족감을 보인다는 점에서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KB손해보험은 서울과 수도권 등 수요가 높은 곳의 요양시설 공급은 떨어지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보험사 중 가장 먼저 요양산업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도심형 노인요양시설을 꾸준히 늘릴 계획이며, 향후 노인복지주택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일본에서는 보험사들의 요양산업 진출이 활발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은 생·손보사가 요양 서비스 산업에 진출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화, 사회안전망 보완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3대 손해보험사 중 하나인 솜포(SOMPO)의 경우 2015년 시장에 뛰어들었고 2017년 2위로 성장해 흑자 전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땅과 건물을 소유해야만 요양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데, 도심에서는 이 조건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상욱 본부장은 “기업들이 진출해 시장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재 소유와 운영의 분리, 부지매입 및 건축을 위한 자금 조달 관련 문제 등이 있는데, 작년부터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내부 생활공간 모습. 사진 제공=KB손해보험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 내부 생활공간 모습. 사진 제공=KB손해보험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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