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전날의 스냅 쇼크를 딛고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1.51% 뛴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95%, 0.60% 올랐는데요.
이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나왔습니다. 전반적으로 다 나왔던 얘기로 시장을 놀라게 할 요소가 없었는데요. 실제 시장도 오후2시 의사록이 나온 이후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오늘은 5월 FOMC에서 참석자들이 걱정한 부분과 월가의 계속되는 핫이슈인 경기침체 논쟁을 추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파월 의장 발언 내에 있는 의사록…“물가 피크 장담하기 너무 일러. 국채와 상품시장 변동성 커질 수도”
5월 의사록은 별다른 건 없습니다. 이날 증시가 상승 마감한 것도 이 때문이죠. 피터 부크바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새로운 것은 없다”며 “다만 시장은 더 매파적인 내용을 듣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의사록은 연준이 중립금리로 빠르게 나아가야 한다는 점과 함께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 경기를 둔화시키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연말에 연준의 기준금리가 연 2.5~2.75% 안팎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이를 고려하면 내년에는 3%대 금리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얘기죠.
이는 새로운 얘기는 아닙니다. 당장 17일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으면 금리를 더 올릴 것이며 시장에서 중립이라고 알려진 수준을 넘어서더라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를 재확인한 겁니다. 정확히는 파월 의장이 위원회 분위기를 먼저 알려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의사록에는 또 “다음 두어 번의 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는 6월과 7월은 0.5%포인트 인상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죠. 실제로도 그럴 거구요.
1분기 국내총생산(GDP) 마이너스에도 가계소비와 기업 투자는 강하다는 점, 특히 소비의 경우 가계의 재무상황이 좋고 일자리가 많으며 코로나19 경제재개에 따른 복원력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강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우려 사항들도 있는데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수요와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높은 물가에 노동자들의 실질 수입이 감소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일부 기업들은 임금과 비용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기업 매출이 줄고 있다는 일부 보고도 있었다는데요. 의사록은 “이들 참석자들은 물가가 높은 상황에 머물러 있으며 피크가 지났다고 자신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락다운(봉쇄)이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경제와 공급망에 리스크를 크게 높이고 있다는 점도 재차 지목했는데요. 인플레이션을 더 높이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했죠. 특히 인플레이션과 함께 인플레이션 기대를 잘 지켜봐야 한다는 말도 적시돼 있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를 더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중립금리를 지나 경기를 둔화시키는 수준까지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추가로 연준은 긴축이 국채와 시장에 줄 영향에 대해서도 걱정했는데요. 의사록은 “긴축이 국채와 상품시장 모두에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며 “상품시장의 일부 참가자들의 거래 및 리스크 관행은 당국이 다 들여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죠.
“연말께 인플레이션 재평가할 수 있는 좋은 위치 될 것”…“금리인상 일시중지는 9월 아닌 12월에는 가능할 수도”
5월 의사록과 관련해서는 월가의 분석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부분이 있는데요. 의사록은 “많은 참석자들은 연준이 완화정책을 제거하면서 연말께(later this year)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효과를 재평가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연말께 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해보고 통화정책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의논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실제 파월 의장은 한 달 정도의 지표를 갖고 방향을 정하지는 않는다며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최소 몇 달치의 흐름을 봐야 함을 강조한 바 있지요. 시간적으로는 연말쯤되면 고민의 시기가 찾아올 수 있을 겁니다. 5월 FOMC에서 중립금리 인상으로 올리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파월 의장의 말과 함께 보면 “인플레이션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중립금리 이상으로 간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한데요.
이와 관련해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6월과 7월에 0.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고 나서 9월에는 한번 쉬어가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 바 있습니다. 두 번 더 올려고보 상황을 한 번 보자는 주장이죠.
다만, 9월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퓨처스 퍼스트는 9월에 금리인상 일시 중단이 나오려면 5월과 8월에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0.3%나 그 아래를 기록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1.2%였고 4월에는 0.3%를 기록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보스틱 총재의 안이 실현되려면 두 가지 어려운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을 정도로 낮아지면서 미국 경제가 미래의 물가압력을 줄일 만큼 충분히 냉각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때문에 9월이 아닌 12월에나 금리인상 중단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애나 웡 블룸버그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4월 CPI 이후 (연준이) 매파적으로 변했으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너무 광범위하고 빠르다. 상품 부문에서 상당한 디플레이션이 필요하다”며 “9월이 아니라 12월에 (금리인상 중단이) 가능할 수 있다”며 봤는데요.
이는 다시 5월 의사록 부분과 연관됩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5월 의사록에는 연말께 재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다고 했는데 애나 웡은 12월에는 인상을 일시중단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인플레가 많이 내려오지 않으면 일시중단이고 뭐고 중립금리 이상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만약에 일시 중단이 나오더라도 그것이 이후에도 계속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것과는 다른 얘기라는 점도 알 필요가 있는데요.
시점이 언제든 통화정책에는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측면에서 잠깐 쉬었다 가는게 나쁘지 않다는 말도 있습니다. 다이앤 스웡크 그랜드 손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어디가 중립금리인지 정확히 모를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금리인상 효과를 증폭시킬지 모른다”며 “전 세계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어느 시점에서 멈춰서 상황을 재평가하는 게 신중한 접근일 수 있다”고 설명했죠.
글렌 허친스 “2023년 경기침체가 기본 시나리오”…“침체 땐 가장 널리 예측된 경기침체 될 것”
추가로 경기침체 논쟁 전해드릴텐데요. 최근 월가의 최고 이슈는 경기침체입니다.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계속 전해드렸지만 월마트와 타깃, 스냅 실적 발표 이후로 경기침체 논의가 다보스포럼을 비롯해 월가의 모든 인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CNBC와 블룸버그TV도 경기침체에 관한 질의가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날도 논쟁은 이어졌죠.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이사면서 나스닥 회장도 지낸 월가의 거물인 글렌 허친스 노스 아일랜드 회장은 이날 CNBC에 “나는 2023년에 경기침체로 간다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며 “연준은 2%대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로 결정했는데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일 것이고 우리는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소프트랜딩을 못한다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내 얘기는 미래 예측이 아니라 나의 기본 시나리오를 말하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금융사가 강하기 때문에 예전 경기침체와 비교해 더 심각하지는 않겠지만 길어질 수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회장 호세 비날은 블룸버그TV에 “내가 걱정하는 것은 여러 다른 이슈들이 합쳐져서 생기는 위기”라며 “글로벌 경제와 거시위기, 에너지 위기, 식량 위기가 오고 있으며 글로벌 질서는 흔들리고 있다. 어느 정도 퍼펙트 스톰일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증시에 대한 비관론도 여전합니다. 래리 해버티 LJH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는 “이성적인 수준의 시장 바닥은 없다. 감정적인 것만 있을뿐”이라고 했는데요. 이성적으로 시장의 바닥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말로 읽힙니다.
케이티 스탁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 설립자는 “우리는 (S&P500이) 고점 대비 20% 밑으로 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9~10월쯤 바닥에 갈 것 같다”고 했는데요.
월가의 베테랑인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도 경기침체 확률은 높이고 주가전망은 내렸습니다. “내년까지 경기침체 확률을 30%에서 40%로 높였다”며 “같은 기간 S&P500 전망치도 4200~5000에서 3825~4335로 낮춘다”고 했는데요. 그는 “경기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만약 경기침체가 일어난다면 역사상 가장 널리 미리 예상된 침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모두가 경기침체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침체에 관해서는 많은 이들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다보스 포럼에서도 그랬고 이날 크리스토퍼 하비 웰스파고 증권 주식전략 헤드는 “올해 성장은 둔화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침체를 얘기하지만 그것은 시기상조”라며 “금리가 정상화하고 기업은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가격을 못 올려서 마진에 압박을 받겠지만 (경제주체들의) 펀더멘털을 보면 현금이 많다”고 반박했는데요. 크리스 브릿 차임 최고경영자(CEO)도 “미국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제는 생물 같아서 실제로 침체로 빠지지 않을 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이 침체로 간다고하면 정말로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요.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도 이것이죠. 경기와 증시에 관한 전망이 나쁜 쪽에 몰려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대응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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