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피파 온라인’에서 일률적인 중계가 아닌 개인화된 중계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본부장은 26일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강조했다. 인텔리전스랩스(인랩)은 지난 2017년 4월 설립된 넥슨의 인공지능(AI) 전문 조직이다. 설립 초기 60명에 불과했던 인력은 현재 550명까지 늘었다. 올해 말까지 100명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이제 인랩 없이는 게임 출시가 어렵다”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랩이 빠르게 몸집을 키울 수 있었던 건 AI 기술을 통한 게임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이 내부적으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배 본부장은 “설립 초기만 해도 인랩을 타 부서와는 동떨어져 있는 연구전문조직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하나둘씩 성과를 내며 꼭 필요한 조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인랩의 저력은 자체 분석 플랫폼 ‘넥슨 애널리틱스’를 통해 각 게임별 국내외 커뮤니티 반응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배 본부장은 “전날 각종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요 키워드와, 해당 키워드의 감정(긍·부정) 동향을 시각화해 매일 제공한다”고 말했다. 넥슨은 이 기능을 활용해 모바일게임 ‘V4’ 출시 초반 불거졌던 퀘스트 난이도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인랩은 최근 핵, 매크로, 작업장 등 게임 내 불법 프로그램 척결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배 본부장은 “올해 초 게임 커뮤니티에서 핵, 매크로, 작업장 관련 언급만 따로 모으는 일을 하는 ‘안티어뷰즈 태스크포스(TF)’를 별도로 꾸렸다”며 “기존에는 유저 신고가 접수된 후에야 대응할 수 있었다면 이제 커뮤니티에 언급이 되자마자 빠르게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랩은 유저들이 게임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개인화 서비스에도 힘을 싣고 있다. 유저의 게임 데이터에 기반해 영상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예컨대 피파 온라인에서 헤딩슛을 계속 실패하는 유저에게 관련 영상을 추천해준다”며 “실제 성적 향상으로도 이어지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랩은 피파 온라인에 AI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중계’ 도입도 준비중이다. 실시간으로 생성한 스크립트를 음성합성(TTS) 기술을 활용해 중계톤의 목소리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그는 “지금은 지고 있는 쪽이나 이기고 있는 쪽이나 모두 다 똑같은 내용의 중계를 듣는다”며 “만약 개인화 중계가 도입된다면 상황에 따라 각자 다른 중계를 들을 수 있게 돼 재미가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