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최종 사전투표율이 20.62%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새 정부 출범·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등 굵직한 정치 현안에 지방선거가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경기·인천 계양을에서 초박빙 접전을 벌어지고 여야가 표심몰이에 총력을 집중하면서 막판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이틀간 진행된 지방선거 사전투표의 투표율은 최종 20.62%로 집계됐다. 전국 유권자 4430만 3449명 중 913만 3522명이 일찍이 투표를 마쳤다. 지방선거 중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 2018년(20.14%)보다 0.48%포인트 높은 역대 최대치다. 지방선거 사전투표는 2014년부터 시행돼 이번이 세 번째다.
지방선거, 검수완박·새정부 출범에 뒷전…임박하자 관심 ‘쑥’
대선 3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그간 유권자들에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2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으로 여야의 대치가 심화하고 윤석열 대통령 취임 11일 만에 한미정상회담까지 열리면서 여타 정치 이슈에 설자리를 잃은 탓이다.
다만 27일 사전투표가 시작되고 승기를 잡기 위해 여야가 총력을 기울이면서 최근 지방선거가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네이버 검색량 분석 서비스인 ‘데이터랩’에 따르면 한달 전인 4월 27일 지방선거의 검색량 지수는 6을 기록해 검수완박 검색량(52)의 8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한덕수 총리 인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 등으로 여야 갈등이 해소되고, 선거 후보 간의 날선 공방을 이어가면서 지난 27일 지방선거 검색량은 41을 기록해, 한달 전 대비 8배가 급증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특정 기간 내 최대 검색 기록을 100으로 잡고 기간 내 상대적인 검색량 추이를 보여준다.
‘경기후보' 언급량은 김은혜 앞서…부정어 비율도 높아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는 초박빙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온라인상의 관심도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27일 기준 김은혜 후보의 검색량 지수는 68을 기록해 김동연(59) 후보를 앞섰다. 김동연(4월 27일, 검색량 지수 29) 후보와 김은혜 후보(27) 모두 한 달전 보다 검색량이 2배 이상 늘었다.
빅데이터 서비스 업체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SNS 상에서 김은혜 후보의 언급 빈도는 952건으로 김동연(851건) 후보보다 높았다. 하지만 부정어 비율 역시 김은혜 후보가 59%를 기록해 김동연(50%) 후보를 넘어섰다. 5월 넷째주 김은혜 후보를 가장 많이 따라다닌 단어는 ‘의혹’이었고 ‘가짜’, ‘추천하다’, ‘명예훼손’, ‘합격’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은혜 후보가 KT 그룹콘텐츠전략담당 전무였던 시절 신입사원 공개채용 부정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정어 노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 측은 “부정 채용에 관여한 적이 없다”면서 관련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의원들은 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고전 ‘이재명’·내홍 ‘박지현’…민주당 주요 연관어로
5월 넷째주 SNS 상에서 선거(지방선거), 이재명, 박지현 등이 민주당의 주요 연관어로 부상했다. 이재명 후보는 당초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연고가 없는 인천에 출마한 것에 유권자들이 수긍하지 못하고, ‘방탄조끼를 입으려 출마했다’는 국민의힘의 공세가 먹혀들면서 여론조사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비등한 지지율을 얻고 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당내 쇄신안을 두고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전일 박 위원장이 86그룹 용퇴론 관련 쇄신안을 내놓겠다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며 내분이 봉합 수순을 밟는 듯 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뒤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과 협의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불만을 드러내면서 두 위원장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의 이달 넷 째주 연관 검색어 상위권에는 후보, 민주당, 선거 등이 올랐으며 시장, 지역, 대표 등의 순위가 상승했다.
여야, 격전지서 표심몰이 화력 집중
한편 여야 지도부와 후보들은 이번 주말이 판세를 바꿀 마지막 기회로 판단하고 이날 막판 표심잡기에 올인했다.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에서는 지지세 결집이 당락을 결정한다며 지지층에게 투표 현장에 나가 달라고 독려도 잊지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인천 계양구를 돌면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때리는 데 열중했다. 이 대표는 계양을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는 계산시장 상인들이 민원하면 손가락질하면서 ‘당신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 보자’라고 협박할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지역에서 봉사하면서 커온 윤형선 후보를 뽑아달라”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충남 보령 지원유세에서 “국회가 추경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을 어기고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못 하겠다고 하기 때문”이라며 여론조사의 열세에 낙심하지 말고 투표장에 나가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