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아이폰 천국 일본…MZ세대 ‘신상’ 대신 '중고' 찾는 이유는

올해 중고 휴대폰 소유율 11.6%…2020년比 2배 늘어

엔저에 '최애' 아이폰 가격 급등이 결정적

일본 중고폰 매장. 니혼게이자이신문 캡처일본 중고폰 매장. 니혼게이자이신문 캡처




일본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고 휴대폰 구매 열풍이 불고 있다. 엔화 가치 하락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일본 국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아이폰 수입 가격이 올랐고,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약한 젊은층이 중고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MMD연구소의 최근 조사를 인용해 올해 일본 국민의 중고 스마트폰 소유율이 11.6%로 지난 2020년(6.1%)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10대가 20.1%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16.3%로 뒤를 이었다. 30대도 지난 2020년 10% 미만에서 1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싸기 때문에 중고 휴대폰을 구매한다"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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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휴대폰을 찾게 된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엔저 여파로 인한 신제품 가격 급등이다.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에서 생산하는 물건을 살 때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폰 가격이 급격히 올랐고, 지갑 사정이 좋지 않은 젊은층이 신제품 대신 중고 제품을 사게 된 것으로 보인다. NTT 도코모, 소프트뱅크 등 일본 대기업이 최근 온라인으로 중고 휴대폰 판매를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엔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휴대폰 신제품 가격은 당분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현재 달러당 130엔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는 엔화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일본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풀기 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차관은 올해 말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 수준인 달러당 150엔 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기도 했다.

MMD 연구소는 “엔저 영향으로 휴대폰 신제품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중고품을 찾는 이들이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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