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훈련 또 훈련하는 군대’로 거듭나야 평화 지킨다


윤석열 정부에서 새로 임명된 박정환 육군 참모총장이 ‘훈련에 매진하는 군’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박 총장은 27일 취임 직후 “육군이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군대다운 군대로 거듭나도록 하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라 생각한다”며 “훈련 또 훈련하는 육군이 최고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군 대장 진급자들의 진급·보직 신고를 받은 뒤 “빈틈없는 군사 대비 태세 유지”를 당부했다. 새로운 군 지휘부에 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는 ‘침과대적(枕戈待敵)’의 자세를 주문한 셈이다.



윤 대통령과 박 총장이 군의 당연한 임무를 강조한 것은 지난 5년 동안의 잇단 군 기강 해이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평화 타령에 빠져 김정은 정권의 눈치를 보는 바람에 군 기강이 무너지는 사례가 속출했다.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공군 중사가 목숨을 끊는 등 군 내부 성 추문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현역 병사가 직속 상관인 여군 중대장을 폭행하는 하극상도 벌어졌다. 북한 소형 목선이 귀순 입항할 때까지 포착하지 못하는 등 경계 실패도 반복됐다. 최근에는 현역 장교가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암호화폐를 받고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 해킹을 시도하다가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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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로 군사분계선 일대의 비행·정찰, 연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 및 포병 사격 훈련을 전면 중지함으로써 우리 군의 대비 태세가 약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 대장급 지휘부를 모두 물갈이한 것은 우리 군이 기본으로 되돌아가 안보를 지키라는 뜻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경구가 있다. 한미 연합 훈련을 비롯한 모든 훈련을 실기동으로 전환해 언제 싸워도 이길 수 있도록 군사력을 키우고 싸울 의지를 지녀야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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